저희 회사는 소기업이고요, 사장님이 돈이 많으셔서(?) 여러 사업을 하시는데 지금 회사는 본인 전문 분야가 아닌, 전혀 쌩뚱맞은 분야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회사만 차려놓고 ‘이 분야가 돈이 되는 것 같으니 너네들이 알아서 사업 구상해와라’ 라고 하시는데, 문제는 회사의 멤버 구성을 본인이 운영하는 다른 사업체에 있던 사람들로 한 것 입니다. 한마디로 사장도 해당 분야를 모르며, 거기에 차출된 직원들도 해당 분야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그래도 뭐라도 해보려는 의지가 있는 직원들을 차출했기에, 직원들끼리 머리 굴려가며 사업기획도 해보고, 해당 분야의 경력직/신입 등도 뽑아서 팀도 구성을 했는데요. 차출된 직원들이 해당 분야를 모르는 상태로 공부를 해가며 회사 시스템도 만들고, 업계 공부도 하고, 사업 구상도 하고, 사업 아이템도 개발하면서 사장님께는 ‘원하시는게 이게 맞나요? 저게 맞나요?’ 매번 기획안으로 보고를 드리고 있는 상황이고, 사장님은 해당 분야를 모르니 일단 저희가 뭐라도 가져가면 그걸 보고나서야, 거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업계를 모르니 보고 자리에서는 이해를 위한 이론적 설명도 한참 해야합니다. 문제는 업계에 잘 갖춰진 시스템에서 일하다 온 경력직이나 사회생활이 처음인 신입들인데요. 아무것도 없는 밑바닥 상태에서 시작해야 됨을 면접 시 몇번이나 이야기했으나 막상 들어와서 보니 본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막막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듯 합니다. ‘업계에서는 이런식으로 안한다, 이 회사는 기존 업계랑 뭐가 다른거냐, 기존 회사에서는 이런식으로 진행했다’ 등등 말을 하면, 저희는 업계 전문가들의 말이기 때문에 그 이야기와 회사 상황을 참고해서 상부에 보고하고,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그런 과정의 반복이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저희 사장님이 이 업계의 문외한인데, ‘기존 업계와 완전한 차별점을 가지는 사업구상을 해라’는 오더였고, 저희는 해당 업계의 ‘기본’조차 모르다보니 경력직들에게 기존 업계에 대해서 배우면서 > 사장님의 오더가 버무려진 사업구상을 하게되는 형태로 이루어졌고, 이 과정에서 외부에서 온 직원들에게 신뢰도가 바닥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팀원들에게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의 것들이나 말도 안되는 디렉션을 전달 할 수 없었고, 이런 사항이 x1000개씩 되다보니 각자 맡은바 업무를 하고있는 것 이외에는 크게 줄 수 있는 업무가 없었으며, 주간미팅, 개인면담, 팀전체회의 등 업무상 진행상황을 공유하는 회의 이외에는 스몰토크 등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러다보니 사무실이 매우 조용했는데, 외부에서 온 직원들끼리 따로 분위기가 형성되더니 결국 한 명씩 전부 퇴사하고 기존 직원들만 다시 남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기존 직원들 의견으로는 처음부터 경력/신입들과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사무실도 시끌벅적 한 분위기로 만들었어야 직원들이 으쌰으쌰하면서 퇴사하지 않았을 거라고 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회사의 기본적인 뼈대가 없고 > 그러다보니 개인의 업무와 목표가 흐지부지되고 > 회사에 비전이 없다고 느껴지는게 퇴사의 주 원인인데, 회사에서 아무리 비싼 밥과 술과 뭉치는 분위기를 제공한다고 해도 어차피 다 퇴사할것이다‘ 고 생각되는데요..다른 직원들은 팀 분위기를 초장에 못잡아서 와해된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극 I 의 성격이기도 하고, 업무 진행 시 생각할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도 하며, 제가 이론적으로 납득이 안되면 팀원들에게 디렉션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성격입니다. 상부에서 불합리한 것을 시키면 상부를 설득하거나 싸우는 스타일이고요. 그런 시도를 해보고 제가 정리해서 디렉션을 주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팀원들하고 스몰토크는 잘 안하게 되더라고요. 이걸로 자책을 정말 많이해서, 심리 상담까지 받았었는데… 지금은 ‘이런 회사 시스템인데 나 혼자 노력한다고 어떻게 분위기를 좋게 만들 수 있었을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저는 사장님이 아무리 비싼밥이나 술을 사주신다거나, 친근하게 제 상황을 봐주시는 분이라도 그걸로 동기부여가 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이 회사에서 나는 어떤 성장을 이룰 수 있지? 나는 무엇을 배우고있지?’ 이게 제가 회사를 다니는 제일 큰 이유라서요..그리고 전 직장에서는 제가 팀의 분위기 메이커 였습니다.. (소심하거나 뒤로 숨는 성격 x) 말이 길어졌습니다만, 요지는 저와 같은 상황의 회사에서 팀원들의 분위기를 좋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함께 좋은 의견 나누고 싶습니다. (ps. 이런 회사에 왜 다니느냐고 빨리 탈출하라 하실 수도 있겠지만, 개인 사정상 올해까지는 계속 다녀야 하는 상황입니다 ㅠ_ㅠ)
회사생활
망해가는 회사에서 어떻게하면 팀 분위기를 살릴 수 있을까요
24년 01월 04일 | 조회수 9,525
m
magnum76
댓글 2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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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너도곧리더
24년 01월 05일
저라면 그 사장님같은 분이 계시면 정말좋겠네요
하고싶은거 맘껏해볼수있고
돈걱정 안해도되고
뭐든 가능하겠네요
아깝네요
제가 그곳에 없어서...
돈이 많다면 할건 무궁무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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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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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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