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내년에 서른이 되는 직장인이고, 남자친구는 두 살 어린 대학원생입니다. 5년째 고마운 일도 서운한 일도 잘 풀어가면서 잘 만나고 있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면서 결혼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제가 너무 조급한게 생각해서 인연을 망치는건지 마음이 답답해 글을 올립니다.
저는 아이 낳을 것까지 생각하면 이삼년 안에는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돈도 일 억 조금 넘게 모았고, 부모님도 억 단위로 지원이 가능하신 상황입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서 돈을 거의 모을 수 없었고, 부모님 지원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살짝 여쭤보았더니 빚을 안 물려주는 것도 다행인 상황인 듯 합니다.
이 상황에서 제가 정말로 남자친구와 결혼하고 싶었다면 저와 부모님 돈으로 결혼을 추진했을텐데, 남자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럴 결심이 쉽사리 서지 않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가 저만큼 결혼이 급하지 않은 것 같아 더 속상합니다. 결혼식을 꼭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 신경 안 쓰고 우리 둘만 살면 좋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제 눈에는 회피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야속합니다.
헤어질 각오를 하고 몇 번 이야기를 꺼냈지만 결국 '꼭 당장 결혼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하는 마음 때문에 유야무야 되어서 이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제가 막연히 서른이라는 나이 때문에 조급해져서 일을 그르치는건지 두렵습니다. 아니라면 제가 어떻게 해야 더 단호하게 일을 결정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친구에게 하기도 어려워 경험자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려고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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