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저는 과장/책임급입니다.
옆자리 부장님이랑 같이 일한지 6개월정도 됐는데
그전까지는 저 포함해서 이직한 지 얼마 안된 or 커리어 얼마 안 지난 주니어들만 있던 부서라 아 이분한테 뭔가 배울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엔지니어 인사이트까지는 바라지도 않더라도 일하는 방식이나 자잘한 노하우라도 좀 전수받아보자는 기대를 가졌었습니다.
(지금은 타 팀원들의 출산/육아휴직으로 그마저도 일시적으론 저 혼자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아 저렇게 회사 편하게 다녀도 월급 많이 받고 사는데 아무 지장 없구나 하는 것만 배우고 있습니다.
윗사람들 살살 피해다니면서 딱 주어진 일만 간신히 하시고 (물론 윗분들은 부장한테 기대하는게 많다고 구체적으로+공공연하게 말합니다)
업무에 매우 느리고 익숙하지 않아서 다른 사이드잡들은 전부 제 몫이고 때로는 미팅 스케줄링을 잘못하셔서 제가 대신 미팅 주재하기도 합니다. 저는 잘 모르는 일인데요...
제가 운이 없어서 하필 제 앞에 떨어진 메인 프로젝트의 로드가 센 것도 있습니다. 그걸 고려하고서라도 저한테 일이 몰리는건 상부에서도 알고 있고 저도 계속 너무 힘들다고 어필하는데 상부가 부장 터치를 안하네요... 부장은 자기 필요한 일 아니면 대답 자체를 안하고요..
제가 이리 치이고 저리 굴러다니는동안 저 분은 하루종일 모니터만 가만히 쳐다보다가 퇴근하는데
처음에 가졌던 제 기대가 그렇게 무리였던건가요..
제가 그동안 미련하게 잘못 살고 있었던건지 부장 보면서 요즘은 가치관도 오락가락합니다. 주변에선 네가 하는 일이 많고 부서 내 입지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탄탄한만큼 나중에 다 도움이 될거라고 하는데 당장이 너무 힘겹네요.
제가 나중에 승진하면 전 저런 부장이고싶진 않은데, 부장이라고 다 저렇진 않은거 맞죠...?? 이상적인 부장급 연구원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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