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곱씹어 볼만한 좋은 글이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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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에 숨겨진 수탈, 챗GPT에 가려진 착취
타임지는 챗GPT와 관련된 케냐 노동자 착취 문제를 보도했다. 오픈AI는 혐오 발언을 구사하는 챗GPT 결함을 바로잡으려 외주 기업과 계약을 맺고 혐오·차별이 가득한 텍스트를 건넸다. 케냐 노동자들은 시간당 1.3~2달러를 받고 혐오·차별 발언을 골라냈다. 그들은 매일매일 끔찍한 텍스트를 읽으며 데이터 작업을 해야만 했다.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에 가려진 착취와 수탈
<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조건>을 낸 디지털사회 연구자 백욱인(서울과학기술대 명예교수)은 이 착취 사례를 “국경의 제한 없이 전 지구적으로 이뤄지는 ‘디지털 유령노동’ ”이라고 말한다. 2010년대 아이폰에 열광하던 사람들이 폭스콘 공장에서 감금되다시피 일하다 자살하는 중국 노동자들의 실태를 알지 못했다. 10여 년이 지난 뒤에도 오픈AI와 케냐 노동자들 사례처럼 플랫폼 개발과 기계학습, 데이터 만들기에 투입되는 인간 노동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처럼 불분명한 고용 분야의 일을 부르는 용어가 ‘유령 노동’이다.
‘챗GPT 로 돈을 버는 방법’을 내건 콘텐츠들
백욱인은 거대 플랫폼과 AI로 이뤄진 ‘인지 자본주의’ 시대에 착취와 수탈이 동시에 진행된다고 본다.
“공유경제를 필두로 이루어진, 암호화폐, 메타버스, 챗GPT니 모두 기술혁신의 시기에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혁신기술을 이용하여 지구 환경문제의 개선이나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별로 하지 않습니다. 기술지상주의자들은 혁신이 좋은 사회를 가져올 것이라 믿고 선전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술혁신의 어두운 면이 상업화의 흐름 속에서 가려져 보이지 않는 것뿐입니다.”
백욱인은 “AI 도입에 따른 ‘노동의 종말’이라는 미래학의 수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동의 착취를 보지 못하게 만든다. 그들은 직업과 노동의 종말을 예언하면서 지금 여기에서 이뤄지고 있는 노동의 현실을 은폐한다”고도 했다.
이용자들이 열심히 생산한 비트 달걀 챙기는 거대 독점업체들
배달 노동 등에 대한 플랫폼 노동 착취는 조금씩 알려졌다. 배달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 같은 노조가 투쟁, 저항 운동도 진행한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수탈 문제는 여전히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만든 데이터를 ‘무료 연결의 대가’로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플랫폼 자본은 이용자들이 양계장의 닭처럼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생산한 비트 달걀을 바구니에 차곡차곡 담는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거대 독점업체가 수많은 이용자가 만든 저작물을 공짜로 가져가 이윤으로 전환하는 점을 비유한 말이다. 페이스북 친구의 계정에 쓴 글, 트위터에서 재잘거린 말 등이 다 비트 달걀이다.
그는 “빅데이터와 AI를 결합해 무한 질주하는 인지 자본주의 시대에 데이터와 정보의 무한축적은 경제적으로는 새로운 가치 창출의 원천이 된다”고 말한다.
“SNS 플랫폼을 사용해 이용자의 활동을 수취”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체제나 “생활영역의 시간이나 자산을 상업화의 틀 안으로 끌어들여 이윤을 창출”하는 우버나 에어비앤비 체제는 공통점이 있다. “알고리즘으로 만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의 활동을 수취하고 매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플랫폼 지대’를 수취”하는 것이다.
‘좋아요’를 누르는 것도 이윤을 낳는 상품의 원료
백욱인은 “플랫폼이 옛날 공장처럼 이윤을 낳는 대표적인 생산수단이 된 것”이라고 했다. 구글 검색, 네이버 지식인 답변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좋아요’를 누르는 것, 챗GPT에 오류를 알려주는 것도 기업의 ‘이윤을 낳는 상품의 원료’가 된다.
“인지자본주의는 플랫폼 지대를 통해 긍정적 외부효과를 수탈하고 인간과 기계를 결합해 새로운 계층구조와 사회적 불평등을 창출한다.” 외부효과의 한 예는 카카오택시다. 카카오택시는 중개 서비스로 출발했는데, 그 부산물이 언제 어디서 택시를 이용하는지 등에 관한 데이터다. “택시 이용자의 활동 결과물인 데이터를 싹 가져가는데, 이게 ‘긍정적 외부 효과’예요. 그 데이터로 ‘맞춤 서비스’ 같은 상품을 또 만들죠. 외부 효과를 수취해 가는 거거든요. 그 반대가 ‘부정적 외부 효과’인데, 배달 노동자들이나 운수 노동자의 부상 같은 위험에 대한 부담은 다 외부화하는 거죠.” 백욱인은 배달의 민족도 알고리즘으로 노동강도를 높여 노동자들을 착취한다고 했다.
‘유튜브가 광고비를 주지 않는가’라는 반문이 나올 수 있다. “유튜버로 돈을 버는 사람은 1만명 중 10명도 안 될 겁니다. 많은 유튜버는 그저 자신들이 만든 활동 결과물을 수탈당하는 겁니다.”
‘무료’이기 때문에 수탈이 잘 와닿지 않는 측면도 있다. 구글은 엄청난 비용을 들여 만든 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한다. 대신 이용자가 만든 비트를 자신의 DB에 축적한다. “구글의 데이터 레이어는 대부분 이용자가 만든 비트로 구성된다. 때로는 종이책을 스캔해 그들의 DB에 축적하기도 한다. 구글은 왜 엄청난 비용을 들여 그런 서비스를 제공할까? 나중에 자신들이 구축한 책 DB가 이용자의 활용과 결합하면 새로운 비트가‘ 만들어질 것이고, 그 비트로 이용자를 추적하면 새로운 사업영역이 생겨나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비트는 새로운 비트를 낳고 비트끼리 결합할수록 가치는 더욱 증가한다.” 구글이 이용자 활동 결과물로 서버에 쌓은 빅데이터를 AI로 가공해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거나 상품을 만들고, 그 결과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여 구글 웹페이지나 유튜브에 광고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점을 지적한 말이다. 백욱인은 “우리는 서비스를 공짜로 쓰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플랫폼 독점의 심각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이하는 링크 참조)
‘좋아요’에 숨겨진 수탈, 챗GPT에 가려진 착취
2023.04.22 | 조회수 506
이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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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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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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