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이 끝나가는 느낌입니다. 어제 강남에 콘퍼런스를 다녀왔는데, 실내 참석자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있더군요. 일상으로 회복이 반갑게 느껴집니다.
저는 겨울-봄 환절기에 늘 감기를 달고 살았습니다. 독감을 두 번이나 앓은 적도 있죠. 그런데 코로나 국면에서 감기에 걸린 횟수가 줄었습니다. 실제 감기 환자가 줄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면역력을 위해 좋은 보약을 먹은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랬을까요?
손을 잘 씻은 습관이 한몫했을 겁니다. 하지만, 세수 후에 바로 휴대폰을 만지는 경우가 많아서 이건 의미가 크지 않았을 거고, 답은 바로 '마스크'였습니다. 마스크를 쓰면 타인의 기침이나 재채기에서 나온 타액을 막아준다고 합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감기 전염 상황을 실험한 사례가 있습니다. 감기 환자와 일반인을 한 방에 넣고 며칠을 함께 생활하게 했습니다. 공간이 좁아 상호 간에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일한 음식을 같이 먹으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일반인 중 한 명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일반인들에겐 양팔에 캐스팅(깁스)를 해서 본인 얼굴을 만지지 못하게 했거든요. 결국 오염된 손으로 입과 코를 만져서 감염이 주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내가 나를 감염시키는 꼴입니다.
얼마 전부터 제 글에 악플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선 '이제 작가로 유명해지는 증거다'라고 위로했지만, 적잖이 신경이 쓰이더군요. 처음에는 하나하나 대댓글을 달아서 설명했습니다. 옳고 그름, 맞고 틀리고를 따지는 가치 판단이라면 논쟁을 대환영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자기중심적으로 이해하고 댓글을 쓰는데 감당할 수 없더군요. 제가 유명인이 아닌 이상 악플이 수백 개는 아니었을 겁니다. 별거 아니라고 넘길 수 있었을 텐데, 어느 순간 그 악플들을 제가 보고 또 보고 있더군요. 계속 안 좋은 소리를 듣게 하고 있었습니다. 되새김질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전염병을 옮겨 오는 것과 유사하다 생각했습니다. 감기나 악플이나 모두 시작은 외부였지만 그것을 촉발하고 증폭시킨 것은 나 자신이었습니다. 내 스스로가 그 상처를 다시 건드리지 못하게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악플은 이제 가리기 또는 삭제를 통해 안 보려고 합니다.
8월이면 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된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마스크를 계속 낄 생각입니다. 물론 마음에도 그렇습니다.
사진 출처: @tirachardz on freepik
김진영
24년 직장 생활, 14년 리더 경험을 담아 <팀장으로 산다는 건>(7쇄)을, 2021년 4월에 <팀장으로 산다는 건 2>(2쇄)를 2022년 7월에 출간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이노텍, CJ대한통운, 현대해상 등에서 리더십 강의를 했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앤에스, 삼성웰스토리, 한라 그룹 등에서 비즈니스 코칭을 수행했다. '리더십스쿨'이라는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