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년 한해 동안 회사에서 '컬쳐 디자이너'로 활동했습니다.
제가 소속된 재무 부서 내의 조직문화 담당자로 선정되어서, 문화적인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추진하는 일을 담당했습니다. 보통 CA(Change Agent)라고 부르더군요. 항상 조직의 챙김을 바라는 개인으로만 직장생활을 하다가, 구성원들의 몰입을 독려해야 하는 입장이 되어본 게 저에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함께 선정된 동료들과 전년도 조직진단을 들여다보면서 어떤 활동을 할지 고민했는데, 그렇게 대단한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 나름 그럴듯한 이름과 컨셉을 붙이긴 했지만 결국은 기념일 챙기기, 모임 마련하기, 소소한 행사 기획 같은 클래식한(?) 활동에서 벗어나지 못했죠.
재밌다고 생각한 건, 제가 회사나 관리자에 가까운 입장이 되어서 조직문화 개선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직원들에게 뭘 해주지?' 하는 방향으로 고민이 흐른다는 점이었어요. 돌이켜보면 제가 조직의 일원으로서 바랐던 건 회사가 특별히 뭔가 '해주는' 게 아니라 '되는' 것이었거든요. 합리적으로 일하는 조직이 '되는' 것, 내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조직이 '되는' 것, 자부심을 갖고 몰입할 수 있는 조직이 '되는' 것. 그런 것들이요. 하지만 막상 구성원들을 케어하고 독려해야 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그보다는 구성원들의 반응을 당장 얻어낼 수 있는 단기적인 일들을 고민하게 되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MZ 구성원들과의 관계 형성을 고민하는 리더들에게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박사님이 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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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은 사람이 돼야 해요. 남들만 얘기만 할 게 아니라 상대가 날 만나고 싶어 할지에 대한 걸 고민해봐야 해요."
저는 이 조언이 단순히 개인 간의 관계가 아니라, 조직 전체로도 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좋아하는 일도 그렇듯이, 소속되고 싶다는 마음을 일으키지 못하는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이 소속감을 가지려 하지 않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구성원들에게 무엇을 해줄지 고민하는 것 보다 중요한 건, 어떤 정체성을 가진 조직이 될 것인지 고민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Do는 중요하지만, Be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없다면 그저 단기적인 소속감의 거래 정도에 그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소속감이라는 건 본질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요.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아웃스탠딩 기사에서 나누었습니다. 링크는 댓글에 남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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