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와 삶의 의미를 함께 얻은 곳 (1) 통장에 60억이 찍히다

2023.03.15 | 조회수 1,389
nonce
그때 영훈이를 만나지 못했다면, 내 통장에 60억 원이 찍힐 일은 평생 없었을 것이다. 2015년, 스물다섯에 사업을 해보겠다며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중이었다. 심지어 개발자 한 명 채용하려고 호텔에서 열리는 1박 2일짜리 교회 행사까지 올 정도로. 친구들은 이제 막 취업을 준비할 나이었지만 집안의 빚을 갚으려면 돈이 필요했다. 그 중압감은 나를 저돌적인 인간으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누군가를 고용하기에 스물다섯은 너무 어린 나이다. 이 넓은 곳에서 실력 좋은 개발자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 막연함에 짓눌려가던 그때, 영훈이가 나타났다. 우연히 같은 호텔 방을 배정받은 영훈이는 나와 정반대였다. 대학 졸업장이 없는 나와 달리, 옥스퍼드 대학에서 수학과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친구였다. 잭팟이 터졌다. 미래의 직원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업 얘기를 시작했는데 영훈이의 관심 분야는 남달랐다. 블록체인이 중요한 기술이라며 갑자기 열변을 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블록체인이라니, 처음 들어보는 단어다. 오늘 처음 본 사람한테 이렇게 침 튀기면서 말할 정도면 뭔가 있는 걸까? 일단 이 친구가 거기에 미쳐 있는 것 같으니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천재들은 어딘가 미쳐있는 법이니까. 일 잘하고 정신만 멀쩡하면 된다. 그런데 듣다 보니 점점 멀쩡하지 않은 사람 같았다. 영훈이는 블록체인 기술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제1 금융권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신용 거래를 할 수 있고, 탈중앙화된 기업과 조직이 탄생할 수 있다는 거다. 평소 같았으면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렸을 텐데 하필이면 옥스퍼드 대학을 나와서는……. 똑똑한 친구가 하는 얘기니까 적어도 완전히 헛소리는 아니겠지 싶었다. 마침 당시 내가 구상하고 있던 사업도 인프라가 낙후된 지역에 유용한 기술을 도입하는 ‘적정 기술’ 분야였으니 사회 혁신이라는 키워드가 맘에 들기도 했다.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대는 게 느껴졌다. 영훈이의 반짝거리다 못해 살짝 돌아버린 눈은 나에게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말하는 듯했다. 이 기술은 당장 개발자 채용하는 일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무언가라고. 나는 홀린 듯이 사업을 접었다. 그리고 영훈과 그의 친구인 시은, 나까지 세 명이서 블록체인 기술을 공부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그게 ‘논스(nonce)’의 시작이었다. 논스에서 블록체인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코인 투자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우연히도, 2015년은 이더리움이 처음 출시된 해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기존에 운영하던 사업이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던 터라, 투자 정보를 제대로 챙겨보지 못했다. 2017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블록체인을 공부했고, 나름의 확신을 얻어 사업으로 모은 돈 2,000만 원을 이더리움에 투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더리움 가격은 순식간에 40만 원을 찍었다. 겨우 3개월 만에 7배가 오른 거다. 이때부터는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가격 변화가 너무 빠르고 가파르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투자 수익은 눈 깜빡할 새에 5~6억 원까지 뛰었다. 비현실적인 숫자였다. 그동안 정부지원금을 받기 위해 날밤을 새워가며 발표 자료를 준비했던 시간이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로.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거다. 2017년, 코인이 우후죽순 발행되는 걸 지켜보며 그중 일부 종목에 2,000만 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상승을 비웃듯 통장 잔고는 60억 원까지 치솟았다. 60억이라니. 로또 1등 당첨금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 아닌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얻은 경제적 자유였다. 집과 차를 사도 한참 남는 돈이, 가족들과 함께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 손에 들어왔다. 겨우 스물여덟에. 이 많은 돈을 어디에 써야 하나.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다음 스토리도 궁금하시다면 후속편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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