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GM과 삼성SDI(이하 SDI)의 미국 내 합작공장 설립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총 5조원 규모, 연간 50GWh 규모의 배터리(각형, 원통형) 합작 공장 건설에 대한 MOU 체결을 이번 달 8일 체결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미국 내 부지는 협의중
시장에서는 둘의 합작공장 설립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슈화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GM하면 LG에너지솔루션이라고 생각했었지만, 갑작스럽게 SDI가 거론된다는 것이 업계에 궁금증을 유발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그럼 과연 이는 어떤 의미가 숨어 있는 걸까요?
1. 단일 배터리 공급처(Sole Vendor)에 대한 리스크 분산 *답정너 SDI
전기차로의 대전환 시기에 GM 같은 대규모 완성차 업체에서는 단일 공급업체를 통해 배터리를 소싱하는 것에 리스크를 느꼈을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IRA로 인해 미국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를 단일 업체에서 공급 받는 것은 분명 부담이 있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대규모 배터리 공급을 위해서는 기술은 물론 양산 역량이 검증된 업체와의 협력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미국 내 시장인만큼 중국 업체의 진출은 배제되어야 하고, 그렇다면 고려할 수 있는 업체는 한국 배터리 업체 뿐이게 됩니다. 기존에 협력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그리고 삼성SDI 중 한 곳이 되는 것이 맞을 겁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단일 업체 공급 리스크를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제외되고,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업체인 포드와 합작 공장 설립 중인 SK온은 제외되기에 남은 선택지는 SDI뿐이게 됩니다.(SK온의 투자 여력이나 양산 역량 등은 확인되지 않았기에 배제하였습니다.)
2. 폼팩터(각형, 원통형)에 대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feat. GM Ultium Platform
이번에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앞서 언급한 내용 외에 인상적이었던 점은 폼팩터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기존 GM의 미국 시장 전기차는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채용이 되었는데, 이번 SDI와의 발표는 각형과 원통형이라고 언급되었습니다. 이 점이 LG에너지솔루션이 아닌 SDI를 선택한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와 원통형을, SDI는 각형과 원통형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만큼 기존 합작공장(1~3기)이 파우치였기에 다른 폼팩터를 채택하는 것을 고려했을 수 있으며, 그 방안에는 SDI가 확실한 선택지였을 겁니다.(SK온은 파우치)
배터리 업체별 주력 폼팩터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기에 차치하더라도, 여기서 이렇게 다양한 폼팩터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것 자체는 바로 GM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Ultium) 덕분입니다. 다양한 폼팩터를 모두 탑재할 수 있게 설계된 이 플랫폼 덕분에 GM은 배터리 업체 선정에서 타 경쟁자보다 자유도가 높아 우위를 점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실 이 외에도 세간에 여러 분석이나 해석들이 존재하지만, 큰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이 두 가지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어떤 한 가지 이유만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을테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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