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 10년이 넘어가니 주변에 퇴사자가 슬슬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들의 삶은 크게 이직, 구직 또는 무직 3가지로 나뉜다. 이직을 하며 퇴사하는 경우는 대다수가 '성공한 삶'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구직 또는 무직으로 퇴사하는 경우는 '너 정말 어쩌려고 그러니' 소리를 듣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평생직장은 없어도 평생직업은 가져야 한다고 여겨지는 이 시대에 구직자와 무직자는 과연 LOSER 인가? 그 삶에 참여한 이들과의 심층 깊은 대화로 이번 글을 작성해 봤다. #이직자: 이직자: 업그레이드하거나, 옆그레이드 하거나, 다운그레이드 하거나 이직을 하는 것이 성공이라던가, 능력 있음을 증명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진부하다. 물론 이직을 통한 회사 네임밸류의 업그레이드라던가, 파격적인 연봉 인상의 루트를 걷는 경우는 매우 리스펙트 한다. 그러나 다수에게 이직은 개인적인 필요에 의해 진행되는 직장인으로서 여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지인 중 대기업, 외국계 기업 그리고 해외취업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여 단위로 옮기는 분이 있어 회사를 옮겨 다니는 이유를 허심탄회하게 물어봤다. 그녀의 대답은 너무나도 간단명료했다. ‘인생은 한 번인데 직장인으로 한 회사에 올인 하는 게 싫어서’였다. 그녀가 바라는 이상적인 회사 생활은 그녀가 경험해 보고 싶은 분야를 도장 깨기 하는 데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전자회사에서 스포츠로, 스포츠에서 데이터로, 데이터에서 현재는 패션으로 아주 다양한 널뛰기를 하고 있다. 연봉이나 직급의 드라마틱한 상승은 없다고는 하지만 (심지어 외국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는 신입사원으로 다시 시작하였다) 본인이 원하는 경험치를 하나씩 채워나가고 있으니 이 역시 업그레이드가 아니냐고 얘기하는 그녀의 눈빛은 엄청 생동감 있게 반짝거렸다. #구직자: 휴식이 필요하거나, 피벗이 필요하거나 무조건적인 이직이 답은 아니다, 10년 차쯤 되면 진지하게 ‘내가 이 일을 계속해서 하고 싶은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나를 먼저 알아가고, 숨 고르기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내 주변인들은 두 가지 선택을 한다. 첫 번째는 다시 해당 분야로 돌아가는 것이고, 두 번째의 경우는 매우 흥미롭다. 바로 피벗이기 때문이다. 지인 중 10년여 만에 팀장이 된 젊고 유능한 친구가 있다. 그리고 10년 후 그의 선택은 회사에 잔류하는 것도 이직하는 것도 아닌 수의대 진학이었다. 30초 중반, 경제활동이 가능한 시기를 고려하면 다소 아쉽다고도 할 수 있는 선택이지만 그에게는 인생의 남은 경제활동 기간을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써 살아보고 싶었던 부분이었기에 충분히 납득할 만한 도전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충남에서 학생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그는 농담 삼아 ‘공부가 너무 어려워서 다시 직장인이 되어볼까 한다’고 하면서도 본인의 피벗 결과에는 상당히 만족해하고 있다.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주위에 10년 차쯤에 새로운 직업을 택하는 경우는 상상이상으로 많다. 직장인이냐, 직업인이냐에 대한 선택은 스스로가 하는 거고 어떤 것이 더 나은지에 대한 정답은 스스로한테만 있다. 헷갈리면 지금 이 순간의 나에게 물어보자 ‘나는 지금 이 일을 함으로써 행복한가?’ #무직자: 삶의 형태가 바뀌었거나, 소득을 취하는 형태가 바뀌었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출산과 육아의 단계에서 이 선택의 과정을 한 번씩 겪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결국 인류가 해낼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활동은 출산과 육아라고 생각하기에 이 선택을 하는 ‘부모’라는 직업인을 굉장히 존중한다. 허나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내용은 출산, 육아가 아닌 질병이다. 인간의 몸은 40세까지 세포분열을 통한 성장을 하고 이후부터는 소멸한다고 한다. 따라서 30대 중후반부터는 몸이 고장 나는 일을 겪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해진다. 건강하지 못한 신체는 스트레스에 더 취약하도록 우리를 내몰고, 정신적으로도 건강하지 못한 상태를 만든다. 이쯤에서 직장인들의 고민은 ‘덜 일하고(덜 스트레스 받고)싶다’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직장인이 아닌 다른 선택들을 하기 시작한다. 내 주변의 무직자들은 실질적으로 무직이라고 하기엔 다소 민망하다. 그들은 월수입이 없지만 연간 크고 작은 소득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는 투자, 강의, 기고, 제작, 재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일어나고 있다. 소속된 직장은 나 자신이며, 소득을 쥐여주는 주체도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만연한 ‘나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유형들을 이 카테고리에서 언급하고 싶다. 언론에서 이들을 긱워커, 프리터족 등 다양한 행태로 교집합을 찾아 부르고 있지만 나는 이들을 ‘능력자’라고 부르고 싶다. 실제로 주변에 대기업을 퇴사한 후 약 3년 동안 기고하는 일만으로 먹고, 살고, 여행하며 살아가는 프리랜서 홍보 전문가가 있다. 그녀는 일한 만큼 버는 정직한 이 노동의 과정을 사랑한다고 한다. ‘욕심부리면 그만큼 많이 벌 수 있어요, 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것만 선택해서 하는 지금이 딱 좋아요’ 말하는 그녀의 말이 너무나도 멋있게 들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직하지 않은 퇴사의 선택을 '잘못되었다'라고 한다. 그러나 어차피 평생 일하며 살아야 하는 과정에서 잠시 쉬어가거나, 선택을 바꾸거나, 업의 형식을 변경하는 것들은 그렇게까지 잘못된 선택이 아니라고 얘기해 주고 싶었다. 이번 이야기가 이직, 퇴사, 공백기간, 진로설정에 대한 고민을 하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받길 바라며.... 직업인이 되고 싶지만 아직 적당한 재능을 찾지 못해 쉬다, 구직하다, 쉬다 이직만 13년째 하고 있는 여느 직장인이 :)
회사생활
대책 없는 퇴사가 잘못되지 않은 이유
23년 02월 28일 | 조회수 7,601
이유진
coupang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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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진
비에이티
23년 02월 28일
저도 비슷한 감정을 갖고 한 회사에 꽤 오랜 시간 머물렀는데, 요즘 2-3년에 한 번씩 점프업은 기본인 것 같아서. 그나저나 저랑 연차가 거의 비슷하시네요! ㅎ
저도 비슷한 감정을 갖고 한 회사에 꽤 오랜 시간 머물렀는데, 요즘 2-3년에 한 번씩 점프업은 기본인 것 같아서. 그나저나 저랑 연차가 거의 비슷하시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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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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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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