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0년이 안된 회사 생활이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 참 많은 것들이 변한 것 같습니다.
처음 회사를 입사 했을 당시에는 말 그대로 얼어서 뭘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른 채로 꽤나 긴 시간 동안 교육과 OJT라는 명목으로 시간을 보냈었는데, 요즘은 신입/경력 모두 적극적으로 본인의 역할을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왜 그 당시 나는 그러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과연 무엇이 올바른 회사생활의 방향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 경험에 빗대어 보면, 구시대적인 유물 같은 제도일 수도 있지만 도제식 교육을 통해 업무를 오랜 기간 배웠습니다. 물론 업종이나 직무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지금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그 당시 그렇게 배운 경험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추가적으로 효과(?)를 봤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업무 수행 중 궁금한 점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으려 많은 시간을 활용했고, 충분히 고민한 후에 선배들에게 조언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단순한 질문이 선배와의 논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자칫 잘못하면 이런 상황에서 조언을 구하려다가 의존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스스로의 생각을 토대로 질문하겠지만, 그것이 논의로 이어지게 되면 결국 경험 많은 선배들의 의견이 맞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럴 때 여린 마음에 스스로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 자책하며, 선배들의 의견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특히, 후배 친구들이 질문을 하면 항상 친구의 생각을 먼저 물어보곤 합니다. 충분히 생각을 들어본 후에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닌, 그렇게 생각하게 된 논리를 들어 본뒤에 제 의견을 이야기 하곤 합니다. 어찌보면 단순한 논의에 그칠 수도 있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의존에 대한 부작용을 알기에 친구의 생각도 일리가 있으며, 후배 친구에게 스스로 고민했다는 점을 먼저 말해준 뒤에 제 의견을 말해주는 점이 큰 차이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후배 친구들이 사고하는 연습을 하게 될 것이고, 점차 본인의 색깔을 더욱 확실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오지랖인가요?)
그리고 사실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 후배 친구들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겠습니까? 저 역시도 가끔 리더분들이 본인 원하는대로 할 거면서 왜 준비를 시키는지 이해 못하고, 그저 시키는대로만 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만, 그럴 때마다 스스로 생각하는 연습이 안되면 그저 바보가 될 뿐이다라는 소심한 신념 아래 항상 먼저 생각해보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말처럼 쉽진 않습니다 물론 ^^;;)
조언을 구하려다 의존하게 되어버린다는 것은 한 끗 차이인 것 같습니다. 표현이야 물론 의존이라고 했지만, 결국 스스로 생각하는 연습을 소홀히 하게 되어버린다는 점이 진짜 문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항상 조언을 구하되 의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나 봅니다.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