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임을 밝힙니다.
설마 되겠어? 모두가 반신반의 하던 중국 CATL의 미국 진출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미국 3대 OEM 중 하나인 포드와 함께 말이다. 사실 외신보도가 처음 나왔을때만 해도 믿지 않았다. 특히, 최근 미중 관계를 고려할 때 더욱이 말이 안됐다.
그런데, 미국 미시간 주에 포드가 투자하고, CATL이 운영하는 형태로 진출한다고 한다.
4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포드가 전액 부담하고, CATL은 기술지원을 하는 형태로 일종의 로열티 형태로 진출한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기사를 통해서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럼, 도대체 왜 이런 형태의 합작이 이루어졌으며, 그 이면에는 무슨 이유가 있는걸까?를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현 기준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풍선 형태의 감시 비행체라든지, 반도체 등 국가 핵심 기술에 대한 대중국 수출 제한 등을 볼 때 중국 배터리 업체의 미국 진출은 상당히 임팩트가 크다. 이러한 형태를 진정 주정부에서 허가해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사실 미시간주는 일전에 중국 배터리 업체인 Gotion의 현지 공장 설립을 허가해준 이력이 있다.)
지금 미국은 IRA를 통해 배터리 등 에너지 관련 산업의 리쇼어링을 대놓고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IRA의 이면에는 중국 업체는 미국에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이 보조금이든 세제혜택이든 어떠한 형태로 표현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 이러한 상황에서 CATL과 포드의 합작은 이슈화가 되었지만, 과연 그 합작공장이 실제로 가동되는 시점에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이다. 미국 정부의 경우 민주당, 공화당 관계없이 반중 정서가 기저에 깔려 있기에 아마 실제로 중국 업체가 미국에서 생산이나 기술지원 등의 형태로 혜택을 받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순간적으로는 위협적인 이슈가 될 수 있겠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물론 이에 대한 모니터링과 준비는 필수겠지만)
그렇다면, 포드는 왜 기술지원이라는 우회로를 통해서까지 CATL과 미국 현지에서 손을 잡았을까? 이것에 대한 답은 확실해보인다. 바로 급하다는 거다. 실제로 포드는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3대 자동차제조 업체이지만,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의 전기차 판매량에서는 순위에 들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 현 CEO인 짐 팔리가 취임하기 전까지 포드는 전동화에 소극적이었으며, 시대의 흐름에서 뒤쳐지고 있었다. 다행히(?) 새로운 CEO가 등장한 이후로 전동화에 대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포드 모델e라는 전기차 회사를 분사하고, 한국방문을 통해 국내 배터리 업체와 미팅을 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가장 문제인 것이 하필 배터리일 것이다. 포드는 SK온과 미국 내 블루오벌SK라는 합작공장을 통해 안정적인 수급 체계를 확보하고자 하지만, 최근 추세로 미루어볼 때 수율 등 생산성에 대한 이슈들이 발생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F-150 라이트닝에 탑재되는 SK온의 배터리 문제로 일시적인 생산 중단이 되기도 했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중국 배터리 업체에 손을 벌리게 되었을 테고, 그 중에서도 믿을만한 업체인 CATL과 함께 리스크를 헷지하고자 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포드는 저렴한 소재인 LFP에 강점이 있는 CATL과 함께 배터리 원가절감으로 상품성을 확보하고자 하지 않을까 싶다.(물론 CATL의 해외 생산 경험 부재에 대한 점은 가장 큰 리스크이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동향을 살펴봐야겠지만, 결코 희망적이지만은 않아 보이며, 되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현지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는 결국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수혜로 돌아올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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