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은 최근 중간 관리자 강의에서 나왔습니다. 인사 평가 결과, 즉 등급을 부여해야 하는 리더의 질문입니다. 이쪽을 높게 주면 저쪽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무척 곤란하다고 호소한 상황이었죠. 딜레마 현실입니다. (이는 '상대평가'라는 제도가 낳은 불합리성이나 다른 포스팅에서 다뤄 보겠습니다)
사실 만족시킬 방법을 묻는 상황은 여럿이었습니다.
- 직원들 간의 갈등에서 어느 편을 들지 않고, 쌍방 모두를 행복하게 마무리하는 방법
- 업무 배분에 있어 밸런싱을 잘해서 팀원들 모두 기분 나쁘지 않게 하는 방법
- 매운 맛으로 무리한 요구는 상사의 지시를 순한 맛으로 잘 설명하는 방법
정말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방법이란 게 있긴 할까요?
그렇다면 제가 억만금을 주고라도 배우고 싶습니다. ㅜㅜ 안타깝지만, 리더는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이 아닙니다. 유명 연예인이라고 해도 모든 사람이 좋아하진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리더십은 만족이 아니라 '수용'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상대평가 같은 평가 구조에서 당연히 하위 등급을 받은 사람은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이들을 다 만족시킬 방법은 없으며, 설사 격한 기분을 누그러뜨리려다 리더십 원칙의 훼손을 가져올 가능성이 큽니다. '나중에 챙겨주겠다.', '다른 부분에서 보완해주겠다.'라는 식입니다.
어떻게 하면 수용도를 높일 수 있을까요? 세 가지 질문에 답해 보세요.
첫째, 나의 리더십 원칙은 어떻습니까?
거창한 원칙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구성원이 나에 대해 인식하는 사항입니다. 혹시 변덕스럽거나 자주 흔들리지는 않은지요? 이러면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려 직원을 불안하게 만들고 결국에는 수용성을 떨어뜨립니다.
둘째, 선행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연말 평가 후 낮은 등급을 통보하기보다 분기별로 알람을 줬다면 어떨까요? '이렇게 하다간 C가 나옵니다'라고 얘길 하고 기회를 줬다면, 나중에 그런 결과를 받았더라도 받아들이는데 이상은 없었을 겁니다. 기분은 살짝 나쁘더라도 말입니다.
셋째, 적절한 피드백을 받고 있나요?
피드백은 리더가 직원에게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역으로 피드백을 받아야 실상 좋은 피드백을 줄 수 있습니다. 피드백의 방향이 일방적이라면 직원의 솔직한 마음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얼마나 피드백을 얻고 있나?' 생각하면서 의도적으로 피드백 받을 기회를 모색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는 직원들은 리더를 달리 생각할 것입니다.
이 세상 누구나 욕을 먹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좋은 게 좋다', '불편한 상황을 직면하기 싫다'는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다만, 우리 앞에는 가치가 있고 목표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리더가 추구할 리더십은 효과적이어야 합니다.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사진 출처: @wavebreakmedia_micro at freepik
김진영
24년 직장 생활, 14년 리더 경험을 담아 <팀장으로 산다는 건>(7쇄)을, 2021년 4월에 <팀장으로 산다는 건 2>(2쇄)를 2022년 7월에 출간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이노텍, KT CS, CJ대한통운, 현대해상 등에서 리더십 강의를 했다. SK E&S, LG에너지솔루션, 한라 그룹 등에서 리더십 코칭을 수행했다. '리더십 스쿨'이라는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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