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서 올빼미 수작이다. 재미있다... 꼭 챙겨봐라라는 이야기를 한 두어번 들어서 관심이 없다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챙겨봤는데요~ 이야기를 풀어가는 컨셉이 너무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영상미, 이야기 흐름, 긴장감 모두 정말 잘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감독이 누구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2005년에 왕의남자 조감독이란 필모그래피가 나오고.. 그다음 커리어가 2022년 올빼미 감독이었어요 왕의남자는 초대박 영화인데 거기 조감독인데 왜 데뷔까지 17년이나 걸렸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아래 기사를 찾았습니다. 17년 간 아무도 봐주지 않는 글을 혼자 쓰는 마음이 어떨까요? 정말 대단합니다. 끝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라는 말이 새삼 떠오르는 인터뷰였습니다. -- ● 그가 첫 메가폰을 잡기까지 무려 17년이 걸렸다. ‘왕의 남자’ 촬영이 끝난 후 시나리오 집필에 착수했고 1년 만에 ‘다이버’라는 가제의 누아르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이를 영화사에 보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야심 차게 써내려간 첫 시나리오는 졸지에 혼자만의 이야기가 됐다. 이후에도 작업은 번번이 엎어졌다. 3년 가까이 매달려 완성한 액션 누아르 시나리오는 2011년쯤 유명 배우를 섭외해 제작 문턱까지 갔지만 투자를 받는 데 실패했다. 이때 가장 크게 좌절했다. 다행히 그 좌절은 짧고 굵게 끝났다. ● “그렇게 엎어진 후 가장 열심히 시나리오를 쓰게 됐어요. 엎어졌다고 아무것도 안 쓰면 다 끝나는 거잖아요. 뭐라도 해야 희망이 생기니까…. 노트북부터 폈죠.” ● 생활비 마련을 위해 택배 일을 했다. 당시 맡은 구역이 하필 충무로였다. 영화사에 배달 가면 물건만 놓고 스리슬쩍 나오길 반복했다. 새벽 우유 배달로 한 달 100만 원가량 벌기도 했다. 당시 깨달은 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은 영화라는 새삼스러운 사실이었다. 데뷔작이 잘못되면 다시는 영화 일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란 불안감은 모든 내공을 쏟아붓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 더 내려갈 곳이 없다고 여겼을 때 희소식이 날아왔다. ‘올빼미’가 캐스팅과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것. 지난해 초였다.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영혼을 갈아 넣었다. 그는 “겁이 나서 시나리오를 계속 고쳤다”며 “영화가 개봉하면 나는 매장되는 것 아닌가, 관객들이 이 이야기를 납득 못 하면 어쩌나 하는 공포와 싸우며 촬영했다”고 했다. “망했다. 큰일 났다”고 매일 스스로를 다그치며 빈틈을 하나둘 메워갔다. ● 17년간 꺾이지 않았던 그는 마침내 꽃을 피웠다. 연출 제의가 쏟아지고, 과거 거절당했던 시나리오도 재조명받고 있다. 그는 “인생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했다. ● 좌절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포기하지 말라는 말은 솔직히 못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루틴의 힘’을 강조했다. “눈 뜨면 카페에 가 뭐든 글을 썼어요. 사소하더라도 내일 해야 할 일을 만들어둔 것 역시 버텨낸 힘이 됐습니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을 살려고 했죠. 17년간 수영도 계속했습니다. 체력이 받쳐줘야 마음이 꺾이지 않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