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1/22) 놀라운 전술의 향연을 사우디-아르헨티나 축구 경기를 통해 봤습니다.
사우디의 무모한 오프사이드 트랩은 '결단력 높은' 전술 실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원래 오/트은 양날의 검 같은 것입니다. 중앙 수비력은 상승하는 반면, 측면 수비력은 현저히 떨어지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오/트를 뚫는 방법으로 빠른 측면 공격이 주효하다고 합니다. 아마도 어마무시한 아르헨티나의 공격력을 중앙에선 반드시 막겠다는 심산이었을 겁니다.
더욱 특이한 점은 오/트 라인을 미드필드 부근까지 최대한 끌어당겼다는 것입니다. 라인이 뚫릴 경우 골키퍼와 1:1 장면을 연출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드필더의 수비벽을 두텁게 함으로써 중앙 돌파를 최대한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승부처가 된 포인트는 아르헨티나는 빠른 측면 공격을 주도할 선수가 특별히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돌파가 안 되니까 측면에서 중앙으로 볼을 올리는, (충분히 예상되는) 단순한 플레이만 거듭했습니다. 상대가 뭉쳐 있는 본진을 향해 덤벼든 꼴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선 기존과 다른 전술 대응이 필요한데 말입니다.
약체의 경우 전술 모두를 구사할 수 없습니다. 즉, 전술이 성공하려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합니다. 이어서 상대가 포기된 부분을 치고 들어올 수 있을지를 가늠해야 합니다. 어제 사우디-아르헨티나 경기는 이 점을 제대로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PS. 반자동 VAR은 애매한 오프사이드를 귀신 같이 잡아 냈습니다다. 시장과 사내 분위기가 공정한 쪽으로 흐른다면 약자의 효율적인 전술은 보다 효과적일 수 있겠습니다.
사진 : @viarprodesign by freepik
김진영
24년 직장 생활, 14년 팀장 경험을 담아 <팀장으로 산다는 건> (6쇄)을, 2021년 4월에 <팀장으로 산다는 건 2> (2쇄)를 2022년 7월에 출간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이노텍, KT CS, CJ대한통운, 에듀윌 등에서 리더십 강의를 했으며, 한라 그룹 리더를 위한 집단 코칭을 수행했다. 현재 '리더십 스쿨'이라는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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