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가족기업 M&A 후 커리어, 다음 스텝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주변에 털어놓기 어려운 주제라,
다양한 업계와 포지션에서 치열하게 일하고 계신 분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보고자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드웨어 제조 분야에서 10년 이상 일해왔고,
현재 30대 중반에 연구소장으로 재직중에 있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보면 연구보다는 전략/기획/경영을 꿈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선대 가족기업에서 시작해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떼려
현장과 사무환경을 오가며 치열하게 살아왔습니다.
임직원분들과 함께 공정 개선과 신모델 개발로 회사를 수억 원대에서 수백억 원대 규모로 키웠고, 수십억 규모 국책과제를 총괄하며 신사업 기반도 닦아두었습니다.
최근 몇 년 전 회사가 매각(M&A)되었습니다.
마음은 오히려 가벼웠습니다. 온전히 실력으로 평가받을 기회라 여겼고, 다행히 새 경영진에게 인정받아 연구소장으로 신임되며 수년 내에 차기 경영진 진입 기회도 열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조직의 현실 앞에서 깊은 피로감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주요 조직장 및 C-Level 분들과 나이 차이가 큰 편인데,
공적, 사적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매니징 성향이 짙은
운영 총괄 C-Level 분(M&A 전부터 재직)과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습니다.
운영 총괄께서 주도하고 있는 기반 사업 확장에 온전히 집중하길 요구하며
신사업 역량 투입을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사소한 이슈에도 잦은 경위서를 요구하는 등 업무 피로도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조직 내 생산기술 업무 병행중으로 요구,
저희의 기반 사업은 3~5년 내에 해외 경쟁력에 의해 축소/재편될 위험이 있습니다.)
인원 충원 대신 신규 솔루션과 툴 도입으로 효율을 내려 해도,
대표이사께서 상당히 신중하여 줄다리기만 이어질 뿐 결정이 계속 지연·축소됩니다.
지역 상 인력채용도 쉽지 않은터라 업무 효율을 개선해야만
다양한 과제를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빠른 실행력이 무기여야 할 중소기업에서 에너지가 엉뚱한 곳에 소진되는 느낌입니다.
10여 년간 회사에만 몰두하다보니 개인 스펙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이제야 제 커리어를 돌아보니,
'온실 밖 시장에서 내 진짜 역량은 어느 정도일까' 냉정한 현실이 궁금해집니다.
뻔한 이야기 일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에너지를 뺏기기보다,
실패를 경계하되 두려워하지 않고 속도감 있게 부딪힐 수 있는
역동적인 환경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큽니다.
질문의 답은 결국 제 생각 속에 있음을 알고 있지만,
저와 같은 상황을 겪으신 분이 주변에 없어 다양한 시각과 조언을 들어보고자 합니다.
경영진, 실무자, 이직을 경험한 분 등
다양한 입장에서 편하게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마이크로매니징과 의사결정 지연을 어떻게든 이겨내며 가능성이 있는 차기 경영진 트랙을 완주해보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요 ?
· 지금까지의 스케일업과 신사업 레퍼런스를 들고 더 역동적인 외부 시장(딥테크, 스타트업, 진취적 중견기업 등)으로 첫 도전을 시도해보는 것이 맞을까요?
(글에 모두 담아내지 못했지만, 전통 하드웨어 제조 중심의 제 이력이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요?)
경영자 선배님의 조언도 좋고, 스타트업 씬에 계신 분들의
현실적인 시각이나 냉정한 시장에서의 의견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솔직한 생각 남겨주시면 감사히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