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팀원에게 권고사직을 권한 팀장입니다. 제가 잘못한 걸까요?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팀에서 팀장을 맡고 있는 사람입니다. 한 팀원(20대 후반, 작년 초 입사, 이하 B) 문제로 마음이 복잡해서 객관적인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B는 입사 후부터 업무 불만을 자주, 그리고 냉소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출퇴근은 늦지 않고, 시키는 일은 하지만 늘 불평이 따라붙었고, 주변에서도 "쟤 일하기 싫은 거 아니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말도 잦아서 (B가 본인을 보고 이것도 못하는 ㅂㅅ이라 한 적도 있습니다) 팀 분위기에 영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은 따로 불러 "불만이 있으면 사람들 앞이 아니라 1:1로 나에게 이야기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바로 내치지 않고 조율할 기회를 먼저 준 셈입니다. 다만 공식적으로 언제까지 고쳐라 이런 식의 데드라인을 주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나아지지 않았고, 저한테 DM으로 우울과 화를 호소하는 일이 많아져 관리자로서 이 상황을 더 끌고 가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B에게 "이 업무가 잘 안 맞는 것 같다, 다른 길을 찾는 게 회사에게도 본인에게도 나을 것 같다"고 권고사직을 진행하려고 했습니다. 제가 평소 돌려 말하는 편이긴 한데, 이 정도면 의미가 전달됐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B의 휴가 전날 면담에서 커리어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해보라고 전했고, B의 휴가 기간 중 그동안의 슬랙 DM·그룹 채널 기록을 정리해 HR에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B는 제 말을 '나가라'가 아니라 '여기 남을지 말지, 앞으로 어떻게 일할지 고민하라'로 받아들였더군요. 휴가 후 돌아와 "남겠다"고 했지만, 저는 이미 보고서를 낸 뒤였습니다. 결국 B는 퇴사를 거부했고, HR은 권고사직 대신 시말서로 마무리하며 권고사직 요청은 반려됐습니다.
이후로는 B에게 부담이 덜하면서도 의미 있는 업무를 주려고 신경 쓰고 있습니다. B는 한편 나름 노력을 해서 태도가 나아지긴 했으나, 제가 B 자신을 프로젝트에서 빼려는 것 아니냐며 의심하고, 1:1에서도 적개심과 불신을 보입니다. 저도 괴롭히거나 일을 안 준 적은 없습니다.
오래 쌓인 문제였고 조율할 기회도 먼저 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결과적으로 B는 '일도 하라는 대로 했고, 남한테 욕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도 안되는 거냐, 억울하다'는 입장이고요. 제 판단과 처신이 시기적으로나 명분상으로나 정당했는지, 객관적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정**
댓글로도 달았지만 잘 보이라고 여기에도 수정했습니다.
작성자 입니다. 모두 의견 감사드립니다. 사실 B가 저입니다. 다른 분들 보기엔 사소한 일일 수도 있는데 제 마음에 작년 말부터 걸리는 문제입니다. 여기에 관리직의 비중이 많아보여서 다른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했습니다.
제 태도 문제는 남에게 나쁜 영향 끼친 것이 잘못이고, 제가 근본적으로 원인을 제공한 거라 이렇게 된 게 다른 시선으로 보더라도 자업자득이라 생각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양심이 있으면 나가야 하는데 적반하장으로 버티는 건가?" 하는 생각도 계속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일단 일은 했고, 남한테 욕한 게 아닌데 이걸로 권고사직을 한다고? 그리고 내가 거부하면 그만인데?" 싶은 마음도 같이 들었으니 적반하장이 맞을 수도 있겠네요.
일이 이렇게 된 것도 제가 속뜻을 잘못 알아들은 것이고 일이 꼬이게 만들었다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팀장님과 저는 업무할 때의 소통이 잘 맞지 않는 편이고, 팀장님 본인도 직설적으로 말하는 편은 아니라고 하시기도 하고요. 이 경우에는 제가 이렇게 이해할만하지 않나? 이게 이렇게 진행되는 게 맞는 건가? 싶은 의문도 같이 들었습니다.
왜 이렇게 됐는데 이직을 안 하냐? 하고 물어보실 수 있습니다. 다른 분들 보기엔 사소한 이유지만 제가 하던 일에 미련이 있었고, 제가 첫회사도 구조조정으로 24년 10월에 권고사직 받고 작년 1월 지금 회사로 이직을 했는데 여기서 또 나가게 되면 다시 취준하고 적응하고 할 힘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용기가 없어 죽지 못할 거면 먹고 살 방법이라도 유지하고 꾸역꾸역 버텨야 하는데 그거 이상으로 뭔가를 할 의지도 힘도 없었습니다.
업무는 글에서 썼듯이 일부러 일을 안 주거나 괴롭히거나 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 소통문제가 협업애서 오는 거라 생각해서 팀장님이 소통할 일이 많이 없는 일을 주시고, 원래 소속된 프로젝트는 최대한 일을 빼려고 하되 그렇다고 손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서 완전히 빼려고 하진 않는 좀 애매한 상태입니다. 서로 겉으로는 그럭저럭(?) 지내고 있고 팀장님은 현재 장기휴가 중이라 얼굴 볼 일이 당분간은 거의 없습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휴가 전날 면담에서 어떤 말이 오갔냐면 일이 맞지 않는 것 같다, 나가는 게 서로에게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직 HR엔 공식적으로 말을 안 한 상태이다라고 했었고, 저 휴가 가있을 때 보고서를 제출했고 돌아와서 다시 면담할 때 이미 보고서 제출했고 본인 손을 떠났다고 할 때 알았습니다.
그때 휴가 가있을 때 어떻게 할 건지 본인 커리어를 생각해봐라 하고 하신 게 팀장님은 나가는 전제를 두고 나가서 뭘할지 생각해봐라였고, 저는 아직 공식적으로 뭘 올린 건 아니니 남을지 말지, 뭘 할지 좀더 생각해봐라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위로금에 대해서는 원래라면 1달치 나올텐데, 3개월로 협상은 해볼 수 있다. 다만 HR에서 받아들일지 보장은 없다라고 하신 적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