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거래를 한 후 보이스피싱 피해자와 싸우게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처음 글을 써보네요.
제목과 같은 일을 겪으며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밤입니다.
진행 중인 사건이라 글을 써도 되나 싶은데, 제 소견에는 괜찮을 것 같고 혹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거나 좋은 정보가 될까 하여 개인정보와 자세한 정보를 빼고 올려봅니다.
얼마전 저는 한 건의 물품거래를 했는데, 다음 날 이상한 문자들이 와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여러 금융기관에서 계좌 지급정지나 전자금융거래제한 등의 통지들이 와 있었어요.
알고 보니 문제는 어제의 물품거래였습니다.
보이스피싱 가해자가 피해자의 돈을 저에게 입금하고 물건을 받아간 것이었어요.
이후 사건 피해자의 신고로 인해 제 통장이 사기이용계좌로 추정이 되며 제 명의의 모든 금융거래에 제한이 즉각 집행된 것입니다.
이는 보이스피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생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에 관한 특별법 때문입니다. 피해자가 신고하면 관련 계좌는 모두 즉시 묶이고, 범죄와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을 은행과 금감원, 또는 수사기관에 스스로 증명해야 해요. 그리고 많은 법적 절차가 그렇듯이 최소 1년에서 3년 정도를 피해를 감수하며 싸워나가야 합니다.
제가 참 뉴스를 안보고 살았는지 저는 물품 판매할 때 이런 위험이 있는지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네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려 3가지나 되었습니다. 사실 조금 더 있는데 실현가능성 위주로 추렸습니다.
1) 은행에 이의제기를 하여 인정받는 것 2) 피해자와 합의하여 신고를 취소받는 것 3) 민사소송으로 채권소멸절차를 중지시키는 것 입니다.
여러 방법을 동시에 알아보고 처리하는 며칠이 지나고, 오늘 운 좋게 사건의 피해자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았을 때도 다들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말하는 합의를 시도해볼 수 있게 되었죠.
그런데 저는 오늘 합의 대신 소송을 통해 제 돈을 지키고 금융거래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되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냐면..
이 사건의 피해자 분과 저는 단 한 통화를 했는데, 이 분은 시작부터 끝까지 저에게 전액 반환 외에는 아무 의미가 없으며 상대의 상황은 상관이 없다는 말을 했습니다.
50 ~ 200만원 또는 그 이상의 합의금을 생각했던 저는 때아닌 통보에 상당히 당황했고,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나가 보고자 했습니다.
저에게 들어온 돈은 정당한 물품판매대금이며, 현재 받고 있는 저의 피해를 조기에 종료시키기 위해 합의금을 지불하고 싶다는 등의 이야기요.
그런데 이 피해자 분은 다른 계좌 명의자(저와 유사한 경우인 듯 해요)도 통화를 했는데, 그 쪽은 피해금이 무려 1000만원이고 울면서 사정을 했지만 전액반환 외에는 어떤 합의도 없다고 통보를 했다고 말씀까지 하시네요.
사실 이쯤에서 저도 합의에 대한 의지가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서로 상황이 어렵고 감정이 격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조금 더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이어질 긍정적인 내용은 없었고 그 통화를 끝으로 저는 피해자와 더이상 대화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어진 일련의 상황 속에 지금 저에게는 오늘의 일이 가장 강하게 남아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보이스피싱은 정말 커다란 문제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보다 더욱 어려운 일도 살면서 몇 번 겪어 보았지만, 이번 경우도 매일같이 자꾸 헛웃음과 한숨이 나오는 일입니다.
경찰 조사를 받아보거나, 소송을 당해본 적도 해본 적도 모두 처음인데요. 길고 힘든 싸움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상대도 피해자분인데 몇백만원 모두 주고 편해지는게 답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마음 한켠에 맴도는데요. 혹시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시는 내용 경청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