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고민때문에 삼겹에 혼술 했습니다.
10년차 개발자이자 DevOps 직무를 겸 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풀스택(당시 기준엔 이거저거 다 하는) 개발자로 시작해, DevOps까지 하게되었네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뭐.. 잡종이죠 ㅎㅎ
중소기업 -> 스타트업 -> 중소기업 으로 플로우가 흘러서 그런걸가요
1인 다역을 원하는 대부분의 중소기업 혹은 스타업 성향을 거쳐서 그런걸가요
여기에 보안 업무까지 범위가 넓어지다보니, 저의 커리어 혹은 직무의 정체성 혼란이 온지는 1년이 넘었네요..
회사는 "너는 해왔으니깐", "너는 해봤으니깐" 마인드로 저에게 업무를 던집니다.
미련한 저는, 책임감이라는 무식한(?) 신념으로 그걸 마무리 해줍니다.
그러면, 회사는 당연하게 '이건 000한테 확인해봐', '000, 이것좀 확인해줘요'가 나옵니다.
저는 프로그래밍 자체를 사랑합니다. 아니, 저에게 천직이라 생각 합니다.
컴퓨터와 싸우고, 컴퓨터와 친하게 지내고, 0,1 대화속에서 증명하는 과정 그리고 디버깅하며 문제점을 고치는 과정, 더욱이 무언가를 만들면서 누군가에게 이로움이 되는 과정...
프로그래밍이라는 행위를 통한 이러한 과정들이 즐겁습니다.
지금의 회사 플랫폼도,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수 있을가?'
'어떻게 하면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더 편하게 개발하고 배포할수 있을가?'
늘 고민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DevOps환경까지 만들게 되었고요.
하지만, 사회는 다르네요.
저 홀로 보안심사까지 진행하고, 플랫폼내 잘못된 코드까지 리팩토링 하면서, 인프라 구축과 비용 절감까지 하는 역할... 이거 이제는 너무 벅차네요.
심사로 인해 취약점 조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도, 누구 하나 도와주려는 이 없이 홀로 모든걸 해오면서 이제는 지치네요.
회사는 모르는거 같습니다. "응? 다햇어요?"라는 반응과 더불어, "바쁜거 아는데 미안하지만 이것좀 확인해줘요"까지 나옵니다.
제가 미련한걸가요? 아니면, 제가 업무를 못 하는걸가요?
2달 전부터 회사에서 계속 어이없는 상황들이 발생되고, 결국 참는건 제가 되는거 같다보니, 이제는 이게 맞나 싶네요
이직은 시도해보고 있지만...제 스스로가 아직 실력이 안되어서 그런지...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몰라서 그런지.. 잘 안되네요
저와 같이 일했던 동료들은, 정말 좋은 곳 갈수 있는데 왜 아직까지 그 회사에 있냐고들 말 해주지만....원하면 자리날때 추천까지 해준다고들 하지만...뭔가 어렵네요
퇴사는 정말 하고 싶지만, 이직할 곳 없이 마냥 퇴사하면 대출금과 나가는 비용들때문에..걱정입니다.
퇴직금 정말 깨고 싶지 않은데 말이죠...
무언가 참고 다니는게 정말로 이젠 한계가 오고 있네요.
그저 힘든 하루, 술김에 처음으로 넋두리좀 써보네요
다들 편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