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직장은 6년차 입니다.
엄마 아빠 남동생 저 이렇게 네식구였어요.
어릴때부터 저희집은 완전 아빠 중심으로 돌아갔어요.
인테리어나 전기 시공을 하셔서 자기 맘대로 출근했다 퇴근하는 아빠가 오후 4시에 들어오면 저희도 그날 통금 4시, 6시에 들어오면 통금 6시, 고등학교때까지 친구들이랑 밤 10시 넘어서 놀아본적도 없고 그게 지겨워서 고3 졸업 전에 빨리 취업해버렸어요.
제가 경제력이 생기면 좀 더 떳떳해지겠지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일찍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아빠는 그럴때마다 제가 야근하는것도 이해 못해서 몇번이고 회사 찾아와서 깽판친다는걸 말리기 일쑤고…엄마도 완전 잡혀살다가 아빠가 우리한테 말도 안하고 빚을 지고 다닌걸 알게된 후 엄마가 가게 장사를 시작하셨는데 문제는 이때부터였습니다.
가게는 무슨 집에서 살림이나 하던 사람이 잘하겠냐고 코웃음 치던 아빠가 입장이 오히려 역전돼버린거에요. 엄마 가게 장사가 생각보다 너무 잘되니 본인은 일도 안나가고 엄마 가게에 시비를 걸기 시작했어요. 막상 본인은 엄마 명의 카드로 자기 가족(자기 엄마나 누나들) 한테 쓰는 돈, 생활비 모두 충당하고 (혼자 달에 2~300정도 씀)카드좀 줄이란 말만하면 가게로 와서 온갖 물건 다 때려부수고 집어던지고는 며칠 좀 지나면 자기가 언제 그랬냐는듯 기분 좋아져서 돌아와요.
저는 그럴때마다 그 사람이 소름끼치게 싫어요…우울증이 심해진 엄마때문에 저도 회사를 그만두고 가게에 몇달간 매일같이 나갔다가 저마저도 우울증에 심하면 환각, 환촉까지 느껴지는 정신병에 시달리다 못버티고 혼자 나와살았어요..가끔 엄마랑 남동생을 두고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릴때도 있지만 한편으론 만날때마다 저한테 온갖 감정 쓰레기통처럼 다 내뱉고 이혼은 하지않는 엄마가 너무너무 밉고 연락을 끊어버리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던 중 제가 이번년도 초에 결혼을 하고 처음 맞는 명절인 며칠전 추석, 아빠가 또 이혼을 하니마니 개지1랄을 하고 난리를 쳤다고 엄마가 전화가 왔더라구요…근데 전 솔직히 듣자마자 어차피 또 이혼 안할거잖아…라는 말부터 나왔습니다.. 더이상 정말 걱정하기도 싫고 신경쓰기도 싫어서 남편한테 오는 아빠전화도 다 받지말라고 했어요..
이럴때마다 남동생도 질타어린 말로 절 상처주기도 합니다. 누나가 도대체 엄마를 위해서 뭘해줬냐구요. 그깟 말 들어주는게 그렇게 힘드냐고 질타받을때마다..저는 나름대로 제 생일에도 엄마 꽃다발에 선물 챙겨드리기 바빴고 매번 금은방에서 몇십만원씩, 제 나름대로 심적, 물적으로도 최선을 다했어요..근데도 저런 얘길들으면 정말 내가 더 참았어야했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또 괴로워집니다.. 또 한달 쯤 있으면 아무렇지않게 연락올 아빠 전화가 두렵구요, 핸드폰 화면에 아빠나 엄마 전화가 뜰때마다 심장이 너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나요. 그래서 몇번은 엄마하고도 정말 연락을 끊어보기도 했는데 엄마가 자기 죽는꼴 보고싶냐고 더 뭐라하시면 또 마음이 약해져서 다시 연락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럴때마다 남편하고도 흔들립니다. 서로 정말 사랑하고 저희끼리는 문제없이 잘 지내는데 부모님이 저러는걸 볼때마다 결혼을 하면 정말 나중엔 우리도 저렇게 될까라는 생각이 잠들기 전에 저를 괴롭혀요… 진짜 제가 정신병에 고통받는건 알고있어요…그치만 정말 제가 여기서 뭘 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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