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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이 주는 행복의 유통기한

2022.06.27 | 조회수 3,198
박광현
현대트랜시스
오늘은 워라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워라밸만이 가져다주는 행복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는 것 같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게 무슨 배부른 소리냐는 꾸지람이 벌써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일을 더 해야 한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니까, 거북함이 심하지 않으시다면 부디 끝까지 읽어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워라밸 필요하죠.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워라밸이 직장 선택 기준의 1, 2 순위를 다투고 있다는 기사들을 접할 때마다, 요즘은 이 워라밸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워라밸이 행복한 직장생활의 종착역일까. 우리는 일과 삶의 '분리’를 추구하는 이 라이프스타일을 삶의 정답인 것 처럼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닐까. 그것 때문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없을까. 이런 생각들을 좀 나눠보고 싶습니다. __________ 한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한지 만 8년이 되었습니다. 입사하고 처음 4년은 워라밸이 참 안 좋았어요. 눈치야근과 잦은 번개회식이 기본이었고, 왠지 하는 일도 지금보다 더 많았던 것 같아요. 평일에 자기 시간 같은 건 딱히 없었습니다. 그 후 4년 동안은 주 52시간제 덕분에 워라밸이 급격히 좋아졌어요. 정시 출퇴근이 가능해졌고 유연 근무제까지 생겼습니다. 덕분에 저는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개인적인 취미생활도 하면서 만족할 만 한 일상을 살게 됐어요. 전보다 더 행복해진 건 분명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행복의 눈금이 적당한 자리에 멈춰서 더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어요. 문제는 ‘일’ 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많아지면서 ‘라이프’ 영역을 행복하게 꾸려내는 법은 이제 나름 터득했지만, ‘워크’ 영역은? 딱히 바뀐 게 없었거든요. 회사에 있는 시간이 줄어들긴 했지만 일하는 시간 자체가 전보다 더 행복해진 건 아니었으니까요. 스스로 질문을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라이프와 마찬가지로 내 하루의 절반을, 또는 그 이상을 차지하는 너무 소중한 시간인데. 딱 잘라서 선을 긋고 워크 영역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해서 버티는 시간, 라이프 영역에서만 삶의 행복을 찾는, 이런 접근이 맞는 걸까? 저는 사회에서 얘기하는 시간의 '정량적인 배분'을 기준으로 한 워라밸의 개념에서 일종의 한계 같은 걸 느끼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워라밸에 대해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왔습니다. 얼마 전 카카오 공동대표직을 내려놓은 기업인이면서,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B>의 발행인이기도 한 조수용 님의 이야기입니다. 💬__________ 물론 돈도 벌어야 하지만 제 생각에 직업이란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 즉 말 그대로 무엇을 위해 하루하루를 사는지 하는 정체성에 가깝다고 봅니다. 물론 다른 사람의 인정이라는 사회적 효용의 관점에서 직업을 볼 수도 있고, 누군가가 세운 룰에 따라 직업이 규정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나 자신의 존재 의미에 가깝다고 저는 생각해요. 존재의 의미가 뚜렷해질수록 돈도 잘 벌게 되는 거죠. 그래서 워라밸, 일과 삶의 밸런스라는 말을 저는 좀 이상하게 보는데요. 일과 삶이 일치한다면 밸런스라는 말이 필요 없어지는 거니까요. 자신의 정체성이 일을 통해 뚜렷해진다면 의외로 돈을 버는 일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 매거진 <B> 단행본 <JOBS - EDITOR> 인터뷰 중 저는 이 얘기가 단순히 워커홀릭의 삶을 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것보다는 워크와 라이프의 단순한 단절로 삶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 처럼 말하는 사회를 향해서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다음은 핀테크기업 토스 이승건 대표의 워라밸에 대한 인터뷰 내용입니다. 💬__________ 일과 삶을 완전히 내가 분리할 수 있다는 개념은 회사 생활에서 내가 모든 걸 주인의식을 가지고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하는 좌절에서 오는, 격리를 만들고 싶은 감정인 것 같아요. “나 일 싫어, 이런 걸로 나한테 6시 넘어서 괴롭히지 마”라는 어떤 반발과 회사에서 내가 뭔가 오너십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는 좌절감의 표현이 워라밸이라고 저는 봐요. - 중앙일보 인터뷰 중 이승건 대표는 회사가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서 해야하는 일이 워크와 라이프를 분리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게 행복하지 않은 이유, 일이라는 존재를 내 삶에서 밀어내려는 이유를 알고 그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일과 삶을 분리한다’ 라는 정의도 일종의 프레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는 방법, 행복하게 일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못한 사회, 또 그것을 배우지 못한 우리가 적당한 행복을 누리기 위한 타협점으로 알게 모르게 워라밸이라는 이 삶의 프레임을 선택하게 된 게 아닐까, 라는 거죠. 어쩌면 우리는 모두 일에서도 행복을 발견하고 누리면서 살 수 있는 사람들인데, 사회가 쉽고 보편적인 행복의 한 모양으로 제시한 이 라이프스타일을 우리가 너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닌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또 그 일을 해내기 위해 잘 쉬고, 일상을 가꾸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나의 가능성을 보지 못하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앞서 말했듯이 워라밸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절대 아닙니다. 삶의 만족에 있어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고요. 다만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질문해보신 적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워라밸이라는 사회적인 아젠다에 묻힌 일이라는 주제에 대한 우리의 가능성을 한 번 쯤 새롭게 바라보는 시도를 해보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굳이 일에서 행복을 찾지 않고 워크와 라이프를 딱 잘라 나누는 삶으로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생계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 그런 사람인지. 아니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자꾸만 부럽고,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갈증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그런 사람인지. 시간을 갖고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런 고민에 공감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분들도 많이 계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쳐내기 바쁜 고단한 직장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께 저의 이런 관점을 감히 강요할 수는 없겠지요. 각자의 상황과 필요에 맞는 고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저와 비슷한 맥락에 놓여 계신 분들께 만이라도 작지만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 되었길 바랍니다. __________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였어요. 아까 인용한 조수용 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일과 삶이 일치하는,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성립되지 않는, 그럴 필요가 없는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욕망이 제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결국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 게 아닌가… 라는 현실성이 좀 떨어져 보이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워라밸이라는 주제가 이 공간 안에서 꽤나 예민하게 받아들여질 것 같아서,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배경과 전하려는 의도를 구체적으로 풀게 되었습니다. 지루함 없이 잘 전달이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혹시나 계시다면 너무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 * 글쓴이 소개 현대차그룹 칼럼니스트, 원티드 인살롱 필진, 리멤버 인플루언서 3기로 활동 중입니다. 일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직장보다는 직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직문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직장에서는 관리회계 담당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 사진출처: 헬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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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0
정동민
(주)아모레퍼시픽그룹 | 
2022.06.28
BEST말씀하신 내용에 100% 공감하며,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이슈가 된 것은 과거 우리 사회가 투머치 워크에 강요되었던 시대의 반작용 인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라이프’에 기울어져 있는지 또는 ‘워크’에 좀더 치중하는지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확실한건 하루의 1/3을 직장에서 보내니, 그 시간이 완전히 의미 없는 돈만을 벌기위한 것이라면 분명 행복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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