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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의 事記> 3-5. 구조조정 시나리오 발표

2022.06.21 | 조회수 1,071
김진영(에밀)
커넥팅더닷츠
급작스럽게 팀장급 이상 간부 전원회의가 소집되고, 김 부장은 심란한 마음으로 발길을 대회의실로 향했다. 그는 구조조정 방안이 대표에게 보고되지 않은 채 공개적으로 발표되는 것이 못내 불쾌했다. ‘박 상무의 전횡이 너무 심하다, 심해.’ 일부러 일찍 도착한 회의실 앞 몇 명의 팀장들이 옹기종기 모여 서성거리고 있다. 김 부장을 보자마자 인사팀 조 팀장이 다가온다. “부장님, 이건 아니잖습니까? 구조조정안이 어떻게 사전에 논의도 없이 발표될 수 있단 말입니까?” “아니, 스텝 부서에도 협의가 없었어요?” “저희도 금시초문입니다.” ‘음… 대충 그림이 그려지는구나.’ 난감한 표정의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그런데… 부장님, 요즘 대표님께서 뭐 하시는지 아십니까?” “네? 그게 무슨…” “요새는 출근을 거의 하지 않으십니다. 결재는 전자결재로 하고 계시는데 보고를 드릴 건이 있는데 도통 뵐 수가 있으니…” ‘그래, 대표님은 주로 O 상무 별장에 있으니까…’ “나도 따로 들은 바가 없어요.” 복도 쪽에서 박 상무가 이 팀장을 대동하고 걸어온다. 자태가 자못 개선장군 저리가라 식이다. 이윽고 회의가 시작됐다. 실상 일방적인 확정안 발표나 진배없었다. 주요 골자는 이랬다. - 구조조정 시나리오는 상황에 따라 Worst(최악), Bad(나쁨), Not Bad(중간)로 가정하여 작성함 - A 사의 특성상 매각할 고정자산은 거의 없음. 현금 유동성은 Worst일 경우 12개월, Bad일 경우 18개월, Not Bad일 경우 30개월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예상함 (구조조정 없이 현재 체제를 유지한다는 가정 하) - Worst 상황일 시 인력 40% 감축, Bad 상황일 시 인력 25% 감축, Not Bad 상황일 시 15% 감축을 산정함 - 상황을 봐 가면서 회사 투자자산 중 가장 가치가 있는 S 통신사 주식 일부 또는 전부를 매각할 것을 검토할 수 있음 대강 예상했던 바와 유사하다. 첨예하게 논란이 되는 것은 감축되는 인력이 어느 부서냐는 것이었다. 박 상무의 발표 내용은 대부분 스텝 조직에 집중됐다. 사업부 인력은 극히 일부만 대상이었다. “에… 위기 상황에는 오버헤드(overhead: 공통 부서 또는 공통 비용) 감축이 우선인 건 다들 알지요?” 박 상무가 거드름을 피우며 말문을 연다. “이번 기회에 오버헤드 부서를 대폭 줄여야 합니다. 시나리오와 상관없이 무조건 50%를 없앨 생각입니다.” “박 상무님, 아직 금융위기 여파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단정적으로 말씀하시는 거 아닙니까?” CTO(최고기술책임자) 도 상무가 발끈하고 나선다. 이 팀장이 다른 자료를 스크린에 띄운다. “도 상무님, 인력 변동 현황을 보시죠. 창사 이래로 이직을 포함한 전사 인력 변동률은 18.5%였습니다. IT 부서는 얼마였을까요? 불과 6.9%였습니다. 이게 뭘 의미하고 있을까요?” “아니, 이 팀장! 그건 인하우스(기업 내부) 개발과 운영을 담당해왔기 때문 아닙니까? 오히려 인력관리를 잘했다고 칭찬받을 일인데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여기 IT 부서에서 퇴사한 사람들을 살펴보시죠. 조OO 수석, 하OO 책임, 유OO 선임… 하나 같이 신기술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이런 직원들이 나가면서 IT 부서는 현실에 더욱 안주하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그건 IT 부서 사람들 책임이 아니죠! 우리 회사 사업 구조가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도 상무와 이 팀장의 논쟁이 격해지자 박 상무가 불쑥 나선다. “도 상무님, 말씀 잘하셨습니다. 그 문제 되는 ‘사업 구조’를 바로잡으라고 내가 여기 있는 겁니다. 아시겠어요?” 도 상무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지만 제대로 응수를 못 한다. “그리고 말입니다. 요즘 기술의 변화를 생각하셔야죠. IT는 이제 아웃소싱이 대세에요, 단순히 무사안일만을 얘기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핵심이다! 내가 구조조정 시나리오를 짰더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구조조정을 하다 보면 내부요인에만 신경 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바뀐 외부 환경까지 살펴야 내부를 설득하고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 ‘아마도 이건… 이 팀장 머리에서 나왔을 거 같은데….’ “대략 방향은 이렇습니다. 다들 아시겠죠?” 회의실에는 참석자들이 눈알 굴리는 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 그러다 인사팀장 조 팀장이 나선다. “스텝 부서를 줄이자는 말씀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사업부서 인력 감축이 너무 적은 것 같습니다. 이건 형평성 차원에서 분명 문제가 될 사항입니다.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돈은 벌어야 할 거 아냐? 돈 버는 조직을 왜 건드리냐? 어?” "인사팀장으로 상당히 난감합니다만, 이 부분은 대표님의 결심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이봐, 조 팀장! 이건 그룹의 오더야! 대표가 뭐라 할 게 없는 거라고!” “이 회사는 대표님이 최고 결정권자십니다. 이렇게 결정될 수 없는 사안입니다!” 조용한 성격의 조 팀장이 평소와 달리 핏대를 올린다. “쯧쯧쯧… 이 불쌍한 친구야.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는구먼. 어이구… 자, 이걸로 오늘 회의는 마칩시다. 최종 결정안은 조만간 공지될 겁니다. 후속 조치를 빈틈없이 해주기를 바랍니다.” 박 상무가 일단의 무리를 끌어 회의실을 나가 버린다. 도 상무, 인사팀장 등이 김 부장 쪽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아무도 무거운 적막을 깨뜨리는 사람이 없다. ‘음… 빨리 신사업기획을 마무리 지어야겠어. 구조조정으로 회사가 쑥대밭 되기 전에…’ 회의실을 나오자마자, 최 차장에게 전화를 건다. “아, 최 차장, 지금 바로 좀 봅시다.” 사진 출처: @kues1 at freepik 김진영 23년 직장 생활, 13년 팀장 경험을 담아 <팀장으로 산다는 건>을 2021년 4월에 출간했다(6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이노텍, CJ대한통운, LX판토스 등에서 리더십 강의를 했다. 한라 그룹 리더를 위한 집단 코칭을 수행했으며, '리더십 스쿨'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6월 말 <팀장으로 산다는 건 2> 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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