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회사에서 기획 업무를 맡아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진행했던 업무는 건설회사에는 없는 신규 Business model을 가져다가 사업화하는 것이었습니다. 계열사에서 해당 공사를 하고 있었고 그것에 대한 발전 가능성이 많았기에 당시 경영진은 우리가 팀을 만들면 계열사가 공사를 주겠거니 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계열사는 그 공사를 우리에게 주지 않았고 외부수주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회사는 보수적인 회사였던 탓에 신사업을 기획해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었습니다. 아마 팀에 소속된 선배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몇달 그렇게 버티면 원래 팀으로 복귀하겠거니 생각하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순진했던 것인지 그 사업에 대한 기획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진행했던 기획은 코끼리 뒷걸음치다가 쥐잡는 격으로 성공적이었습니다. 결국 해당 TF팀은 정식 팀으로 승격이 되었고 수주를 하였습니다.
저의 성공담을 나누자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엔지니어가 진입장벽이 있는 타분야에 대한 Business model을 가져다가 사업화하는 기획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당시에 만들었던 기획 보고서를 얼마전에 본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보면 너무 어설프고 창피하지만 당시에는 그 기획안을 만들기 위해서 해당 Business model에 관계된 회사, 공기관, 언론, 학계를 찾아다니면서 인터뷰하고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기획은 한계점이 많습니다. 결국 그 기획안에 근거해서 팀업무를 진행하였지만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였습니다. 컨설팅에 대한 이야기를 전에 나눈 바도 있지만 기획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현장에 기반하지 않은 탁상공론을 가지고 기획을 하게 되면 종이쪼가리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사례조사를 한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해당회사에 적용될 수 없는 이야기일 가능성도 높구요. 지금에 와서 그 기획안을 다시 만들라고 한다면 적어도 밤에 자다가 이불킥은 안하겠지만 기획안은 그렇게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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