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직원이 더 잘되는 이유?

2022.05.06 | 조회수 48,835
김진수
디케이비엠시
오랫동안 제가 관찰한 직장생활의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조직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능력없는 직원이 실력있는 직원보다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할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케이스를 많이 목격하였습니다. 왜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왜 생기는 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의 경험과 관찰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시나리오입니다. · 능력없는 직원 A는 주변의 뛰어난 동료에 비해서 본인은 전혀 인정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서서히 인지합니다. · 그럼에도 큰 스트레스가 없다면 회사에 불만없이 적당히 일하고 꼬박꼬박 월급 받는 것에 만족하려 합니다. · 그런데 조직개편이 되면서 희한하게(?) 가장 직설적이고 압박감이 심한 팀리더 밑으로 배치됩니다. · 회사생활이 본격적으로 힘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이 때부터 채용사이트를 들여다보기 시작합니다. · 정말 귀찮지만 어렵게 어렵게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몇 군데 지원을 해봅니다. · 간간히 연락오는 곳이 있어서 면접을 보러 가지만 번번히 탈락합니다. · ‘역시 난 안되나...’ 싶은 마음이 들지만 지금 회사에선 도저히 버틸 자신이 없어서 계속 지원을 해봅니다. · 이렇게 몇개월이 지나면서 놀랍게도 면접 스킬이 꽤 늘고, 경력소개서도 처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아진 것을 느낍니다. · 자신감이 상당히 붙었을 무렵 업계에서 유망한 회사에서 채용공고가 딱 올라옵니다.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정말 정성껏 이력서를 제출하고, 서류 전형 통과 후 면접 준비에 최선을 다합니다. (일을 이렇게 했으면 회사에서 인정 받았겠다?) · 마침내 무능한 직원 A는 더 좋은 회사로 이직에 성공합니다. 이렇게 이직에 성공한 A는 실력부족으로 이직한 회사에서도 인정 받지 못하고 겉돌게 됩니다. 거기서도 최대 3년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위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 나갑니다. 그 결과 다시금 '더 좋은' 회사로 다시 이직에 성공합니다. 업무에선 전문성이 떨어지지만 '이직 전문가'가 되버린 무능한 직원 A는 이런 식으로 점프업에 연속 성공하면서 연봉을 엄청나게 높여 나갑니다. 잘나가는 A는 자신의 이직소식을 카톡으로 슬쩍슬쩍 흘립니다. 한 번씩 이전 회사의 OB모임에 나가서 은근슬쩍 연봉 앞자리를 흘리며 주변사람의 부러움을 받기도 합니다. 반면 능력있고 열정 넘치는 직원 B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 어떤 업무든 맡기기만 하면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 능력있는 직원 B는 회사에서 본인이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 궁합이 잘 맞는 팀리더를 만나서 술자리에선 형동생하는 관계가 되고, 오랫동안 같은 팀으로 일합니다. · 회사에선 좋은 고과에 인센티브도 두둑히 챙겨주지만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프로젝트에 소방수 역할로 투입합니다. · 일은 고되고 힘들지만 일의 끝을 볼 때마다 보람도 느껴지고, 회사에서 알아주는 것 같아 나쁘지는 않습니다. · 이렇게 근속연수가 5년이 훌쩍 지나 갑니다. 그동안 주변에 나간 사람은 많지만 본인은 이직을 생각해 본적은 없습니다. · 사실은 끊임없이 업무를 처내느라, 이력서 업데이트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 번아웃의 위기를 몇번 넘기고 어느덧 유능한 B는 팀리더가 됩니다. · 팀리더가 되면서 경력직 채용을 직접 진행하게 됩니다. 지원자 중 동종경력이 있는 C가 눈에 들어옵니다. · 잦은 이직이 마음에 걸리지만 경력기술서도 훌륭하고 면접에서도 느낌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 희망연봉을 물어보는데, 팀리더인 B의 연봉보다 훨씬 높습니다. ‘아쉽기는 하지만 안되겠다’고 생각합니다. · 본부장에게 탈락의견을 올렸더니 펄쩍 뜁니다. 본인이 직접 조정해 보겠다고 합니다. · 결국 희망연봉 그대로 주고 C는 채용이 결정됩니다. B는 자신보다 연봉이 높은 팀원을 받게 된 셈입니다. · 갑자기 B는 배신감이 느껴집니다. 다른 사람들은 요령껏 자기 앞가림하며 살아가는데... · 한 회사에 이렇게 오랫동안 다닌 자신이 멍청하게만 느껴집니다. 위의 무능한 직원 A의 사례는 저의 소설적 상상입니다. (제가 경험한 몇몇 분들은 틀림없이 저랬을 것 같은데 아직 저렇게 고백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 글을 보고 요령껏 이직하는 모든 사람이 무능하다고 해석하시면 곤란합니다. 일반적으로 유능한 사람이 이직도 잘하는데, 묘하게도 일을 잘 못하는 사람이 이직은 기가 막히게 잘하는 케이스에 대한 저의 추측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유능한 직원 B 케이스입니다.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해내며 의리를 지켜준 오래된 직원이 회사에 배신감을 느끼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람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이유로 상급자보다 연봉이 높은 팀원을 들이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아예 연봉정보가 철저하게 가려져 있으면 몰라도, 어떤 경로든 새어나가게 되면 깊게 상처 받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뽑은 직원이 대단한 능력자라면 또 모르겠는데 별반 실력 차이가 없거나 더 못하다면 불만은 더 커집니다. 작은 회사에선 이것이 트리거가 돼서 조직이 크게 흔들리기도 합니다. 그 만큼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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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20
해피텐
BEST직장의 상사는 능력보다 자기말에 복종하는 직원을 더 선호합니다. 능력있는 직원은 언젠가 자기를 밟고 간다는걸 압니다. 즉 상사도 무능하고 눈치빠르고 책임을 안 지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그렇더군요.
2022.05.07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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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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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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