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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의 事記> 2-2. 대표의 결정

2022.05.04 | 조회수 4,026
김진영(에밀)
커넥팅더닷츠
날벼락 같은 인사팀장의 전화에 김 부장은 어지러움을 느꼈다. ‘뭐가 문제였던 거지? 새로운 채용 절차를 무리 없이 진행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인사팀장을 찾았다. “조 팀장님, 어떻게 된 겁니까?” “아… 김 부장님, 신입사원들이 거절 연락을 해온 이유를 아직 파악하진 못했습니다. 우리 팀 마 과장이 급히 응시자들을 만나러 나갔습니다. 조금 기다려 보시죠.” “짐작되는 부분이라도 있습니까? 이런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러게, 말씀입니다. 이번 채용은 절차상 별문제 없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이었고, 우수한 인재를 제대로 선별했는데요.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조 팀장님도 알잖아요? 재작년 신입사원들의 집단 퇴사가 있었잖습니까? 그 후로 인사제도 자체를 크게 보완했는데, 이번 건을 보고드리면 대표님께서 뭐라 하실지 걱정이 되는군요.” “맞습니다. 김 부장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인사 혁신을 했는데... 이번이 그 후 첫 번째 신입사원 채용인데...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참 난감하네요.” 허둥대는 인사팀장 덕에 김 부장의 마음도 초조하고 정신이 산란해진다. 회사 평판 사이트 점수 얘기 도중 인사팀 송 대리가 심각한 표정으로 급히 다가온다. “팀장님, 이리 와 보시지요.” 세 사람은 모니터 앞으로 향했다. “이곳이 요즘 뜨는 회사 평판 사이트 B인데요, 우리 회사 평판 좀 보십시오.” “아니, 이 사이트는 우리 인사팀에서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었잖아? 채용 전형 전에는 별다른 사항이 없다고 보고 받은 거 같은데?” "네, 맞습니다. 팀장님. 그런데 최근 일주일 새에 아주 안 좋은 평판 글이 수십 개 올라왔습니다. 신입사원들이 입사 거절 연락 후에 혹시나 하고 봤더니 이렇게 돼 있었습니다.” “어디 보자. 우리 회사 점수가 1.8점? 이렇게 낮지는 않았잖아? 송 대리. 이게 최근 평판 때문에 이렇게 됐다는 건가?” “네, 여기 보시면 최근 평판 글에서 평가 점수가 1점인 글이 많이 올라와서 그렇게 됐네요.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글의 내용입니다.” “뭐? 무슨 내용인데?” 송 대리가 세부 내용 페이지로 화면을 옮긴다. ‘이 회사는 경영진의 사고방식이 고루하고, 가부장적이며 변화에 저항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한 열린 토론이 없고, 비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임원이라는 사람은 아랫사람을 갈구고, 윽박지르기에 주저함이 없다.’ “이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런지 참…” 송 대리가 난처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린다. 세 사람 사이에는 잠시 침묵이 흐른다. ‘틀린 말이 아니다.’ 김 부장은 잠시 최근 회사 상황을 떠올렸다. 대표의 다음 연임이 어렵다는 소문이 재작년부터 돌았고, 부쩍 외근이 잦아졌다. 추진하던 신규 프로젝트는 캔슬되거나 축소됐다. 대표의 주된 관심사는 단기 실적 달성뿐이었다. 마치 마지막 몸부림 같이 느껴졌다. 그러자 직원들은 복지부동 모드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차기 대표에 대한 직원들의 추리가 시작되고, ‘박 상무’가 가장 유력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이런 분위기를 아는지 원래 박 상무의 안하무인 자세는 더욱 심해졌다. 김 부장은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드러난 입사 거절의 이유 침묵을 깬 사람은 채용 응시자를 만나러 나갔던 박 과장이었다. “팀장님, 다녀왔습니다. 한 명하고는 연락이 닿질 않아서 나머지 한 명만 겨우 만나고 왔습니다.” “그래, 뭐라던가? 입사 거절 이유가?” “송 대리가 평판 사이트 얘기는 드렸죠? 설마 했는데, 그게 영향을 준 모양입니다. 요새 젊은 친구들이 B 사이트를 자주 보잖습니까! 그래서 늘 체크하고 있었나 봅니다. 응시할 때는 별문제 없다가 채용 확정이 임박해졌을 때 점수가 확 떨어지고, 안 좋은 내용도 올라오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박 과장! 그게 말이 되나? 아무리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고 해도 요즘같이 취업 힘든 시절에 입사를 포기한다니, 이해가 돼?” 인사팀장은 핏대를 세웠다. “그렇다는데 어쩌겠습니다. 들어보니 취준생들 사이에서 B 사이트 평판 점수가 2.5 밑이면 아예 지원을 안 한다는 소리가 있더라고요. 요즘 친구들이 사람들 평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탓이겠죠.” “아… 이것 참… 대표님한테는 어떻게 보고한다… 저… 김 부장님께서 같이 배석해주시면 안 될까요?” 인사팀장은 이번 건과 관련해서 큰 잘못은 없었다. 김 부장이 생각하기엔 평판을 그렇게 작성한 사람들은 분명 최근 퇴사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말은 현실과 다름이 없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대표의 책임이다. 아울러 박 상무가 책임져야 할 사항이었다. “알겠습니다. 보고 자료 만들어지면 전화 주세요.” 대표와의 독대 외부 일정이 있었던 대표는 퇴근 시간이 다 돼서야 회사에 들어왔다. 인사팀장의 보고가 진행되는 내내 무거운 표정이었다. 보고가 끝나서야 입을 열었다. “보고는 잘 들었어. 김 부장이랑 할 말이 있으니까 조 팀장은 나가봐.” 인사팀장이 나가자 대표는 비서에게 인터폰으로 통화했다. “아, 오늘 좀 늦게 퇴근할 테니까 신 기사한테 퇴근하라고 하세요. 그리고 내일 오전 일정은 전부 취소해줘요.” “김 부장, 시간 있으면 나랑 한잔하지. 거기 문 닫고 앉아봐.” 대표실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었다. 누구나 언제나 들어와도 좋다는 대표의 열린 자세였다. 다만, 아주 심각한 만남이 있을 때만 닫히곤 했다. “여기 앉아. 내가 아껴둔 양주가 한 병 있어. 안주는 그냥 치즈하고 크래커뿐이네.” 대표이사실에 딸린 작은 접견실로 술상을 들이고,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았다. “김 부장, 우리 이렇게 둘이 술 자리한 건 오랜만이지?” “네, 거의 일 년 만입니다.” “너무 격조했군. 미안해. 자네하고 얘길 많이 나눴어야 했는데, 내가 한동안 회사 일을 등한시했나 봐. 자넬 뽑은 게 나였는데 나한테 많이 서운했지? 정말 미안하네.” 대표는 원래 자존심이 센 타입이라 이렇게 사과하는 사람이 아녔다. 그만큼 오늘 보고 내용이 참담했고, 본인의 잘못을 크게 인식했다는 뜻이었다. 또한 자기감정을 솔직히 드러낼 만큼 김 부장을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김 부장, 이건 정말 창피한 일이네.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두 사람의 대화는 이어졌고, 양주 한 병은 금세 비워졌다. 혁신 프로젝트의 시작 다음 날, 아침 일찍 임원-팀장급 회의가 소집됐다. 인사팀장의 사건 설명이 있고 나서 대표의 지시가 있었다. “다들 들으신 대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난처한 상황입니다. 요즘처럼 소문이 온라인을 타고 넘는 세상에 우리 회사의 평판이 이렇듯 땅에 떨어져서야 어떻게 얼굴 들고 다니겠습니까? 대표인 내 실책이 큽니다. 이제부터라도 비상한 각오로 혁신을 해야 할 때입니다. 처음 시작으로 우선 조직문화 진단부터 해야겠습니다.” 참석자들은 모두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번 진단 프로젝트는 후속하는 혁신 작업에 기초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사업과 전략 모두에 능통한 김 부장을 프로젝트 매니저로 삼고 싶은데, 다들 의견은 어떻습니까?” “대표님, 김 부장은 임원도 아닌데 그렇게 중요한 일을 맡기신다니 동의하기 어렵습니만…” 대표는 박 상무의 말을 자르고 단호하게 응수한다. “박 상무! 그래서 김 부장을 시키는 겁니다. 이런 사태에 나를 포함해서 임원들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거 아닙니까!” 박 상무의 얼굴이 머쓱해진다. 대표는 최근 모습과 다르게 거침이 없다. “김 부장! 당신은 이 프로젝트 결과가 나오기까지 나를 포함한 어떤 사람에게도 보고하지 말고 독립적으로 일을 진행하세요. 총무팀에서는 프로젝트팀이 독자적으로 작업할 수 있게 별도 공간을 배정해주기 바랍니다. 회계팀은 김 부장 법인카드 한도를 풀어주세요. 3개월 후에 결과가 나오면 이 자리에서 다 같이 듣도록 합시다.” 김 부장은 대표의 지시가 반가웠다. 자신을 뽑아 중책을 맡기겠다 약속하며 수시로 대화하던 옛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다른 한 편으로는 무거운 중압감도 느껴졌다. ‘음... 다시 폭풍으로 들어가는구나.’ (2-3화 예고) 프로젝트의 수장이 된 김 부장은 최 팀장과 이 팀장을 팀원으로 꾸린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둘의 갈등이 폭발하고. 김 부장은 이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김진영 23년 직장 생활, 13년 팀장 경험을 담아 <팀장으로 산다는 건>을 2021년 4월에 출간했다 (6쇄). 대기업 중견기업 벤처 공공기관 등을 거치며 주전공 전략기획 외에 마케팅, 영업, 구매, 인사, IT 등 다양한 직무를 맡았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이노텍, 상공회의소, 표준협회 등에서 리더십 강의를 했다. 한라 그룹 리더를 위한 집단 코칭을 수행했으며, '리더십 스쿨'이라는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팀장으로 산다는 건 2> 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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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2
김시백
B2B마스터즈 | 
2022.05.04
BESTㅎㅎ 다음편 기다리느라 현기증 나네요..🤣 김부장님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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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커뮤니티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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