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46, 권고사직 후 재취업 or 개인사업

BEST냉정하게 말씀드리자면, 현 상황이 46세에 퇴직했을 때 다음 이직까지의 경제적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할지 걱정되는 수준이라면 나중에 또 퇴사할 상황을 만났을 때는 지금보다 더 심각한 좌절감과 급박함을 겪게 되실 겁니다. 저 역시 몇년전 2억대의 연봉을 받으며 15년 넘는 회사 생활을 하다 비자발적으로 퇴사하게 된 케이스였는데 다음 이직까지 버티겠거니 생각했던 그 많던 퇴직금과 연봉은 몇 달 지나지 않아 금방 소진되어버리더군요. 억대 연봉의 생활 패턴을 하루 아침에 바꾸지 않은 탓도 크고, 가족을 위한 비용도 심심찮게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몇개월 후에는 며칠에 한 번 밥을 먹어야 할 정도로 돈이 없었던 적도 있었어요. 이런 상황을 살면서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인지 그때 문득, "지금부터 내 사업을 시작해도 자리 잡으려면 3-5년이 걸릴텐데, 만일 지금 또 이직을 했다가 퇴사하면 그땐 50이 넘어있겠네. 그때가서는 뭔가 다시 시작할 체력이나 받쳐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성자분의 지금 깊고 어두운 절망감을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 지금은 그런 감상에 빠져 계실 때가 아닙니다. 감정은 잠깐 치워둘 수 있어도 내 시간이라든가 내 경제력이라든가 이런 저런 것들은 무섭게 흘러가고 무너지고 있을거거든요. 회사원 시절에 비해 수입은 불안정해졌을지 언정 마음은 놀랍도록 안정된 지금의 아이러니한 제 상황이 이해하기는 힘드시겠지만, 전 그때 이직보다 제 사업을 시작한 걸 너무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남의 꿈을 위해 내 청춘을 몇 푼의 월급과 바꿔먹었나 생각합니다. 어차피 몇십년을 일해도 그 회사는 제가 가질 수 없었을거고 제 꿈이 될 수 없었을테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