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라고 하는 쏠쏠히 어그로성 제목을 붙였으나 실제로 지금 우리 MZ 세대는 하나도 아니고 여러가지 인류 역사상 최초의 경험을 하며 성장했습니다.
'아, 그래서 이랬구나.' 하게 되는 MZ 들의 인류 첫 경험. MZ 도 모르는 MZ 의 마음을 한 번 짧은 글 속에서 같이 이해해보겠습니다.
요즘 MZ 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MZ 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부터 왜 MZ 는 그렇게 행동하고 MZ 를 대상으로 하는 HR 과 마케팅은 어때야 하는가 등등.
저는 SNS 인플루언서 사업과 학생 대상 교육 사업을 하면서 1020 세대의 여러가지 행동과 특징들을 만나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 이 친구들이 인류 역사 상 처음인 여러가지 일들을 겪고 있구나. 그래서 서로 이해가 어려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하나씩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 째, <MZ 세대가 인류 최초로 겪은 것 1>
■ 전 세대보다 인구가 적은 첫 세대 ■
인류는 항상 그 수가 늘어났고 언제나 이전 세대보다 다음 세대의 인구가 많았습니다. 그것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뒤집어지기 시작한 세대가 우리 MZ 세대입니다. 쉽게 말해, 친구들보다 어른들이 주변에 훨씬 더 많은 삶을 어릴 때부터 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자, 한 번 상상해보겠습니다.
예전에는 삼삼오오 동네에서 또래 친구들과 형 누나 동생 언니 오빠들과 다니며 이런저런 (어른들이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진지한 얘기도 나누고 행동도 하며 지냈습니다. 항상 주변에는 또래들이 더 많았고 어른들은 그러다가 가끔 만나는 사람들이었죠. 좋은 것, 싫은 것, 중요한 것, 하면 좋은 것, 하지 말아야 할 것 등 삶의 가치관이 또래들과의 소통에서 많은 부분 생성되었습니다. 나에 대한 평가도 서로 비슷한 수준의 아이들끼리 했으며 그러면서 그들의 문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번에는 MZ세대 입니다. 집에서는 나 혼자 어린이이고 항상 부모님이 등하교를 시켜주며 한 반에 또래는 10명 남짓, 놀이터에서 노는 것도 엄마들끼리 시간 약속을 잡아 친구를 만나고 학원에서는 반에 5명, 선생님은 여러 명 있습니다. 혼자 밖에 나가는 건 위험하기 때문에 항상 어른들이 주변에 있고 나는 평소에 어른들과 소통을 계속하고 어른들의 기준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어른들의 가치관과 문화를 자연스레 습득하며 나에 대한 평가도 어른들의 눈을 통해 이뤄집니다.
다르죠? 결과도 매우 달라집니다. 또래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옳은 것이 되던 다수의 세대와 항상 어른들에게 평가 받고 어른들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평가하게 되는 소수의 세대.
이렇게 되면 아이는 점점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고 뭘 싫어하고 하는 나 스스로에 대한 고민보다는 '어떻게 하면 어른들의 마음에 들까? 어떻게 하면 기존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훌륭한 아이가 될까?' 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등장한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Pick me Pick me Pick me up!' 입니다.
■ 프로듀스101 과 대학가요제 ■
예전 가수의 등용문은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였습니다. 여기서 대학생들은 자기가 만든 노래를 들고 나와 불렀으며 온갖 장르의 온갖 노래들이 등장하고 여기서 수많은 스타들이 탄생했습니다. '내 것' 을 들고 나와 나보다 나이가 많은 기성세대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인정 받았죠. 기성세대는 어떤 재미난 것을 대학생들이 들고 나오는지 기대하며 가요제를 보고 인정해주었습니다.
프로듀스101 로 대표되는 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은 참가자들보다 나이가 많은 대중 및 연예기획사, 기존 가수들의 평가에 내가 얼마나 잘 맞는지를 혼신의 힘을 다해 보여주어야 합니다. '나 이렇게 당신들의 마음에 드는 아이야. 날 뽑아줘. 날 뽑아줘.' 그렇게 Pick me 라고 외치며 모두 똑같은 옷을 입고 모두 똑같은 춤을 춥니다.
여기서 어른 대중들과 어른 기획사, 어른 선배 가수들의 교육과 평가를 통해 선발된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고 훌륭한' 아이가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들은 또 그들을 목표로 어른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자신을 만듭니다. 노래도 주어지고 의상, 춤, 심지어 창법, 헤어, 메이크업까지 모두 어른들의 눈에 맞는 아이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성공' 할 수 있습니다.
■ 스펙쌓기 ■
똑같은 현상은 스펙쌓기로도 나타납니다. 스펙쌓기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분야의 공식적인 평가' 를 얼마나 많이 좋게 가지고 있느냐입니다. 즉,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나는 무얼 좋아하고 싫어하고 나는 이걸 잘하고 못하고 보다, 기성세대의 사회 시스템이 인정하는 카테고리들을 내가 얼마나 훌륭히 수행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나 이만큼 당신들이 원하는 것을 했어. 날 뽑아줘. 날 뽑아줘. Pick me Pick me.' 를 똑같이 외칩니다.
대학 및 전공도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가 하면, 정작 영어는 못하지만 영어 점수 스펙을 좋게 쌓을 수 있는 학원을 등록해서 다닙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나 내 미래와는 관계없이 많은 자격증을 일단 따 놓습니다. 그리고 자소서를 쓰며 속으로 외칩니다. '나 이렇게 잘했어. 날 뽑아줘. 날 뽑아줘.'
■ 자존감 ■
이런 우스갯이야기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면 '엄마 나 대학교 어디 가?'
대학 들어가면 '엄마 나 어느 회사 가?'
회사 가면 '엄마 나 누구랑 결혼해?' 한다고요.
아이들은 아무리 잘해도 어른들의 눈에는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를 듣기 십상이고 자연스레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 어른에게 물어보고 어른같이 행동하려 노력합니다.
예전에는 이 어른들의 평가는 적고 또래들의 평가가 훨씬 많았다면 지금의 MZ 세대는 또래의 평가는 적고 이 어른들의 평가가 훨씬 많은 환경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뭘 해도 부족하구나. 내가 정말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몇 년, 이제는 10년 이상의 메가트렌드가 되고 있는 '자존감' 키워드도 이 선상에서 설명이 됩니다. 자존감이 높아지기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고 어지간히 되바라진(?) 아이가 아니면 수많은 어른들의 평가를 심적으로 이겨내기 참으로 힘듭니다. 자신에 대한 부족한 고찰과 사회가 원하는 모습을 평생을 만들어온 MZ 세대에게 자존감이란 언감생심인 경우가 흔해진 거죠.
명절이 되면 '결혼 언제 하니?' '취직은 어디 했니?' '누구는 엄마한테 뭐 해줬다더라.' 등등의 이야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는 말이 나옵니다. 왜 그럴까요? 전에는 5명의 어른에 10명의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나눠들었는데 지금은 5명의 어른에 덜렁 나 혼자 아이가 그 이야기를 전부 듣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은 그 경험을 못 했기 때문에 좋은 이야기 해준다고 그냥 물어본 것 뿐인데도요. 근본적인 차이가 있으나 서로 이해하기 어렵죠.
■ 정리해보면 ■
이렇게 인류 최초로 이전 세대보다 훨씬 적은 수의 새로운 세대로서 사는 MZ 들은 그래서 이전 세대가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들을 보입니다. 반항 할거면 반항 하고 자존감이라도 높든지, 반항은 하는데 자존감은 낮고. 독립적이고 싶지만 의존적이고 싶고. 새로운 걸 좋아하는 것 같지만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새로움 만을 좋아하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솔루션을 척하니 내는 것은 어려우나 일단 '아, 내가 어렸을 때 내 주변에 어른들만 득시글한 상황에서 나 혼자 아이인 상태였다면 어땠을까. 그럼 이럴 수 있겠구나.' 라고 한 번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MZ 세대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집니다. 반대로 MZ 세대는 주변에 아이들이 넘치는 삶을 살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팀을 만들어 뭔가를 하고 누가 리드를 하고 각자 무슨 역할을 맡고 하는 것이 참으로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인류 최초로 새로운 세대가 기존 세대보다 적은 경험.
얼핏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내고 서로 전혀 겪어보지 못한 어릴 적 삶을 살았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도 '주변에 어른들이 득시글했던 어린 시절의 삶' 이라는 것만 한 번 생각해보시면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또, 많은 MZ 세대가 가진 질문은 '나 잘했어?' 에 대한 답입니다. 그 답을 계속 원합니다. 회사에서 무언가를 하든 면접을 보든 SNS 를 하든 '나 잘했어? 알려줘.' 라고 묻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또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리라 믿습니다.
글이 길어졌네요.
다음 글에서 또 MZ 세대가 인류 최초로 겪은 것 <2> - 두 번째 이야기도 해볼까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 물론 모든 MZ 세대가 위와 같은 것은 아닙니다. 기성세대를 깜짝 놀라게 하는 수많은 MZ세대 인물들이 있죠. 전반적인 사회 현상에 대한 이해라고 마음 넉넉히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찡긋)
<아래 사진은 실제 1968년 서울 동대문구 전농초등학교 학생들과 2019년 같은 학교의 모습입니다. 68년 당시 1만 명이 넘었던 학생들은 현재 700명 정도가 되었습니다. (중앙일보) >
MZ 세대가 인류 최초로 겪은 것 <1>
2022.04.17 | 조회수 6,455
김태훈
PARA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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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주
인지어스유한회사
BEST공감가는글 감사합니다. 저도 교육사업을 하고 있고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만 어떻게 하면 스스로 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하나 계속 고민이 되네요.
2022.04.1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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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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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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