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콘텐츠 속도를 빠르게 조정해서 보는 트렌드에 대해 언급했었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요약주행"이라는 말은 들어보셨나요? 이번에는 콘텐츠 소비 트렌드 중 "요약주행"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새 유튜브에서 인기 콘텐츠에 대해 "OOO 요약" "XXX요약본"이라고 검색하면 영상들이 수두룩하게 검색됩니다. 얼마 전 큰 인기를 끌었던 <지금 우리 학교는>의 경우에도 "시즌1 한방에 몰아보기", "XX분만에 몰아보기" 라는 키워드로 영상이 많이 올라왔고요. (심지어 1분 요약, 10초 요약도 있답니다 ㅎㅎ) 공개한지 좀 되었지만 <오징어게임>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연출의 숨겨진 의도를 찾거나 해석에 대한 리뷰들이 많이 올라왔으나 이 또한 요약본들도 상당히 올라왔고요.
얼마 전 1편을 유튜브로 무료 공개해서 크게 화제가 된 <파친코>도 아직 콘텐츠가 끝나지 않았지만 "1~X부 한방에 보기", "1~X부 몰아보기" 등으로 리뷰영상이 상당히 올라왔네요. 그리고 시리즈물 외에도 인기있는 영화들 또한 요약 콘텐츠들이 다수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혹시 "고몽"이나 "김시선"이라는 유튜버를 아시나요? 요새 콘텐츠 마케팅을 하시는 분들께는 아주 유명한 유튜버들인데요. 이 분의 강점은 콘텐츠를 보고 리뷰 영상을 만드는데, 그렇게 요약된 콘텐츠가 기가 막히게 재미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부분만 쏙쏙 골라서 요약한 콘텐츠들을 많이 본다면, 정작 콘텐츠 본편은 누가 보냐는 불평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분들이 요약한 리뷰 콘텐츠를 보고 그 콘텐츠에 관심을 가져서 본편으로 유입되는 케이스도 많다고 해요. 오히려 이렇게 요약된 콘텐츠가 본편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를 올려 콘텐츠 소비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왜 "요약주행"을 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에 대해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X배속 주행처럼 같은 시간 내에 많은 콘텐츠를 빨리 볼 수 있습니다.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면 인기있는 콘텐츠를 챙겨봐야 하는데, 나만 소외될 순 없죠. 우선 그 콘텐츠의 주요한 내용만이라도 알아두면 그 콘텐츠가 화제에 오를 경우 이야기할 거리가 많아집니다. 요새 요약본 콘텐츠는 그 자체로도 완성도가 있고 재미가 있어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되겠죠.
❗️두 번째, 요약주행을 통해 다시 콘텐츠의 내용을 재확인하며 효율적인 감상이 가능합니다. 콘텐츠를 재미있게 보고 난 후,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감상했는지 궁금할 때 콘텐츠를 다시 정주행 할 수도 있겠지만 요약본을 보면서 콘텐츠 내용을 다시 떠올리고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콘텐츠를 보는 효과도 얻을 수 있죠. 그리고 내가 미처 놓친 부분이나 몰랐던 정보를 전해줄 때 그 콘텐츠를 더욱 재미있게 봤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겁니다.
❗️세 번째, 콘텐츠 홍수의 시대에, 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고를 수 있습니다. 콘텐츠가 너무 많아서 모든 콘텐츠를 보기는 어렵고, 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골라서 보고 싶을 때 요약주행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요약본을 보니 완전 딱 내 취향이고 콘텐츠를 더 보고 싶다면 본편 시청으로 넘어가게 되고, 요약본을 봤는데 내가 좋아할 만한 게 아니다 싶으면 요약본으로 끝내는 것입니다. 결국 이 또한 같은 시간 내에 효율적인 콘텐츠 감상을 가능하게 할 수 있겠죠.
요약하면, "요약주행"은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콘텐츠를 더 효율적으로 잘 감상하려는 니즈에 의해 유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약본을 통해 본편을 감상하든, 본편을 먼저 보고 요약본을 보든 그 순서는 다르지만 결국은 재미있는 콘텐츠를 더 재미있게 보기 위함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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