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을 하는 많은 분들이 학교에서, 특히 학부에서 배운 공부가 딱히 회사 일과 연관이 되지 않는 분들이 상당수일 것 같습니다. 책에서 배웠던 것들이 실전이 되니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 달라 또 다시 공부해야 합니다. 저는 기존 T자형, A자형, Pi형, 통섭형 인재라는 여러 가지 형태의 그래프의 경우 X축이 단지 “지식의 폭/넓이”라고 정의하는데 저는 이를 좀 더 상세히 표현하면 왼쪽은 나의 현재 커리어적인 모습과의 연관성, 오른쪽은 나의 개인적 관심사라고 봅니다. Y축의 전문성의 깊이는 딱히 시간의 흐름이 아닌 결과적으로 내가 현재 모습에서 가지고 있는 커리어 요소 별 전문성입니다.
ㅈ의 왼쪽 변이 직선으로 내려가지 않고 꺾이는 이유는 이 세상이 나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마케터”라고 하면 제품을 시장에서 포지셔닝하고 잘 팔리게 하는 사람이라는 단순한 정의였다면, 현대 사회에서는 Growth Marketer, Digital Marketer, Product Marketer, Brand Marketer... 등 수많은 분야로 세분화가 되었는데 이런 세상에서 T자형 인재는 “전문 바보”가 되는 현상도 생기게 됩니다. 이는 반도체 응용 엔지니어가 Embedded C의 지식만 있는데, IoT라는 기술이 나타나며 객체지향형 코딩을 할 줄 알아야 되고, 표준화된 API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줄 알아야 되고, 더 나아가 Edge 디바이스에서 AI를 돌릴 수 있는 세상이 되니 Python이나 C++란 언어를 다룰 줄 알아야 되는 현상에서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신기술이 계속해서 커리어 세상도 바꾸고 있고, 흐름에 따라가지 못 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게 슬픈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본인의 커리어 연관성을 계속 따라 가면서 시대 변화에 맞추다 보면 끝없는 자기 계발을 해야 되고 유관 직무에서 언제든 로테이션이 가능한 유연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ㅈ의 왼쪽 변입니다.
ㅈ의 오른쪽 변이 많은 분들께서 궁금해 하신 부분인데, 여러 댓글에서 비슷한 답변을 해 주셨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Pi형 인재처럼 2가지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건 전문직의 한 축을 갖고 있지 않고는 어렵다고 봅니다. 이 오른쪽 변은 회사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순수히 내 개인적인 관심사에서 파생한 직간접적 경험의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험은 의외로 인생 동안 오래 쌓여 전문성이 있으나 본인은 인지하지 못 하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한 예로 회사에서 해외영업 전문가가 필요해 영어 원어민을 채용했다고 봅시다. “원어민이니까 당연히 영어를 끝내주게 잘하겠지?”라는 단순한 생각을 하는데, 한국 사람은 모두 다 한국말을 잘 하나요? 말을 잘 하는 건 언어와 상관 없는 개인 능력이고, 학교에서 배운 영어, 일상 영어, 비즈니스 영어는 또 한 번 다른 영역입니다. 영어 실력이 100이어도, 고객사의 입장 이해도가 10, 말빨이 30 수준인 사람보다, 70/40/50인 사람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살아온 배경지식이나 취미로 해 온 일들이 융복합되어 시너지 작용이 생기게 되나 이러한 것들은 정량화하기는 쉽지 않아 이력서에 드러나지가 않습니다.
이 오른쪽 변을 조금 더 풀이하자면, 예를 들어 제 경우에는 고등학교 시절 방송부에서 3년 활동하며 녹음, 방송 장비를 전부 다룰 줄 알게 됐고, 대략 8년 간 밴드에서 기타/베이스를 치고 노래도 하다 보니 아날로그 음원이 장비로 유입되어 믹서에서 음량과 EQ가 조절된 후 앰프와 스피커를 통해 나가는 원리를 이해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반도체 회사에서 IoT 제품을 기획할 때, 건물 내 방송 시스템 구축에 들어가는 배선 시공이 얼마나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인지 알았습니다. 이를 위해 음질/전력효율 간 밸런스를 고려한 무선통신 기술을 검토해 보았습니다. 공연에도 경험과 관심이 많아 관객 5만 여 명의 응원봉을 동시 제어 가능한 스마트 응원봉 시스템을 고객사와 2개월 간 함께 Architecture를 그려가며 당시 회사 보유 기술만으로 구현법을 확보하여 양산에 도입도 했습니다. 개인적 열정이 업무와 교차점을 이루는 시점이었습니다.
이렇듯 ㅈ형 인재란 본인의 주 업무는 세상의 변화에 맞춰 계속해서 새로운 Skillset을 추가해 나가며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응이 가능한 J 형태로 꺾어지는 전문성이 왼쪽 변의 기초가 됩니다. 오른쪽 변은 본인이 평생 일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도 못 했던 경험이 쌓여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들입니다. 활동 별로 전문성에 편차가 있을 거고, 적어도 탁상공론에서 끝나는 수준의 지식이 아니라면 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고 이들이 업무와 교차점을 이루는 순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의 형태가 ㅈ형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분야에 두루두루 관심사를 가진 ㅇ자인 통섭형 인재가 될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누구나 좋고 싫은 일들이 있는 법이니까요...
다음 편에는 AI가 우리들의 많은 일거리를 대체하고 있고, 변화해 가는 세상에서 ㅈ형 인재로써 구체적으로 어떻게 왼쪽 변의 업무적 전문성을 강화하고, 우측 변에서 본인의 강점을 스스로 이해하고, 새롭게 인지해야 하는 환경적 변화들이 무엇인지, 그리하여 둘의 교차점을 찾는 과정에 대해 제 개인적인 사례와 함께 다뤄 보겠습니다.
[ㅈ형 인재가 되어라 - 1편] 대체 ㅈ형 인재란 무엇인가?
2022.02.06 | 조회수 14,270
송종화
INSID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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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사
억대 연봉
BEST좋은글이지만 ㅈ같은 인재라고 불릴듯한...
2022.02.0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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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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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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