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19일, 에어비앤비의 CEO인 브라이언 체스키는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부터 2주씩 다른 지역의 에어비앤비로 옮겨다니며 원격 근무한다'는 글을 올렸다. 샌프란시스코의 본사를 떠나 첫 거주지로 선택한 곳은 애틀란타 주로 알려졌다. 에어비앤비의 대표가 장기 투숙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에어비앤비는 작년부터 장기 투숙을 예약하는 사용자가 크게 늘어나는 현상에 주목해 왔다. 2021년 3분기에는 전체 예약자 중 20%가 한 달, 또는 그 이상의 장기 예약을 택했다.(주)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의 장기화와 함께 답답한 도심을 떠나 휴가지에 머물며 일을 병행하는 워케이션(Work+Vacation)을 선택하는 것이다.
물론 코로나 이전에도 '한달 살기'라고 불리는 체류형 여행이 있었지만, 워케이션은 일과 여행을 분리하지 않고 근무 형태와 위치를 바꾼다는 점에서 한달 살기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지점이 있다. 워케이션은 집이 아닌 곳에 머무르며 일과 여행을 함께 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워케이션은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있을까? 코로나19 이후 노동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화한 미국의 경우, 임금을 삭감하더라도 원격 근무 가능한 회사를 선택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 싶다는 소위 '대(大)퇴사의 시대’의 흐름 속에서 워케이션 문화가 자연스럽게 확대됐다. 반면 한국에서는 워케이션이 전반적인 기업 문화에 널리 도입되는 추세로 섣불리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원격 근무 유치가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측면에 주목한 각 지자체는 워케이션을 독려하는 다양한 제도를 내놓고 있다. 강원도와 경남 하동의 워케이션 프로그램에 이어 최근에는 제주도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지난 2021년 11월에 제주도 투자유치과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제주 워케이션 지원 사업 '아일랜드 워크 랩스(ISLAND WORK LABS)는 신청 공지가 나온 지 5일만에 조기 마감되며 인기를 끌었다. 수도권 기업의 재직자라면 누구나 숙박료와 코워킹 스페이스를 지원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올해에도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업 차원에서 워케이션을 복지의 일환으로 도입하는 사례도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가구와 캠핑 관련 사업을 하는 상도가구는 제주도의 주택을 1년간 임대해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예약해서 휴식과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숙소 내에는 자사의 제품을 배치해 놓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워케이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구나 소품을 이용해보고 고객 입장에서 피드백을 할 수 있다.
큰 규모의 기업도 워케이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2021년 CJ ENM은 제주도 월정리에 거점오피스 CJ ENM 제주점을 마련했고 토스는 남해에, 한화생명은 강원도 양양에 워케이션 숙소나 사무실을 도입했다. 한국에서는 이제 막 워케이션 바람이 불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나 올해는 더 많은 지자체가 워케이션 지원 사업을 내놓으며 원격 근무자의 유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에는 평소 눈여겨 봐두었던 지역을 골라, 일과 여행을 함께 하는 워케이션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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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행의 미래> 저자, 기업 임직원 대상으로 여행과 여가설계를 강의하는 김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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