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하루왠종일 시달린 박차장, 집으로 자차를 운전해와 자가 아파트에서 멀찌기 떨어진 공용주차구역에 잠시 차를 세웠다. 박차장의 아파트는 요즘 한창 주가가 오른 신규택지의 신축아파트, 입사하고 왠만치 돈을 모은 시점에 대출과 전세를 끼고 이집을 산게, 박차장 인생 최고의 선택이 되어 버렸다.
제법 배기량이 나가는 차의 시동을 끄고는, 창문을 반쯤 열고 담배 한가치를 태우며 핸드폰을 꺼내어 메시지를 작성해 본다. (밤이라 주변엔 아무도 없다.)
"한과장, 오늘 오후에 아까 미안했어. 오랜만에 커피 한잔하자고 연락줬는데 제대로 가타부타 말도 못해줬네.. 정말 미안해. 한과장도 이번 맡은 프로젝트로 겨를이 없는와중에 답답해서 보자 했을텐데..
사실 말이야.. 오늘 옆에 사업기획팀 양부장,, 그인간때메 아까 잠깐 멘탈나갔었거든.. 알지..?그인간 여기저기 임원들, 팀장들 사이에서 설레발 치면서 일틀어놓고 ,,자기는 뺀질거리고 웃고있는거..
오늘 주연과장이랑 커피한잔하면서 얘기나 했으면.. 마음이나 좀 풀렸겠구마는..여튼 미안했어.. 나 내일 그쪽 부서랑 미팅있는데 끝나고 앞에 카페서 차한잔하자구..^^"
메시지를 전송하고 하얀 담배연기를 뿜고나니 제법 푸근한 가을날씨에도 한기가 느껴졌다. 밤공기는 아무래도 찬 가을이다.
그 때, 휴대폰이 밝은 무지개 빛을 내며 울리기 시작했다.
[골드만형의 '광기로 쓰는 토막소설'] 한과장 미안해..
2021.11.03 | 조회수 269
골드만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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