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진지하게 답변 남겨주실줄 몰랐습니다.
덕분에 어제 친구와 만나 장래 얘기도 좀 더 해봤습니다.
친한친구지만 좀 오지랖으로 보일까봐 과하게 제 의견 풀어놓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잘 했는지는 모르겠네요^ ^;
이런 대안들도 있다더라, 이 상황은 이렇게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며 화두를 던져보았습니다.
그동안 고민이 너무 크고 방대해서 하나하나 뜯어서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다고 하네요.
생각거리 소스를 제공해줘서 고맙고 하더라구요. (제 생각이라 하기엔 좀 부끄럽고 그래서.. 커뮤니티에 도움 받았다고도 솔직히 털어놨습니다ㅎ)
사실 친구가 이번 얘기를 통해 뭔가 변화하지 않아도 된다 생각했습니다.
뭘 선택하든, 심지어 아무 선택을 안하든. 저는 이 친구가 잘 사리라 믿거든요.
어쩌면 제 고민해결을 위해 여기에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감사인사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제 친구의 고민입니다.
학생 때 둘다 일본어를 전공했습니다.
저보다 그 친구가 더 잘했습니다. 더 오래 공부했고, 유학도 길게 다녀왔구요.
이 친구처럼 일본어 잘 하는 사람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일본어로 먹고살긴 힘들겠다 싶어 전 경영학 복수전공을 하고 다른 살길을 찾았습니다.
친구는 나중에 대학원도 갈 생각으로, 대학교 졸업 후 일본어 학원 강사로 뛰어들었습니다.
전 일반 회사에 취직했고, 지금도 이직-이직하는 일반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살궁리를 전략적으로 했더니 그래도 저희가족 먹고 살 만큼은 벌게 됐습니다.
제 친구는 계속 학원 강사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네임드 학원의 핵심지점입니다. 생업이 바빠 대학원 진학은 홀드 했더군요.
전문 분야를 끝까지 파는 제 친구 멋지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나 얘기 나누다보니.. 이 친구의 고민이 꽤 깊네요.
어떻게보면 저물어가는 어학계열이고, 심지어 한일관계는 문화적으론 계속 악화되고 있고요.
영어와 달리, 제 2외국어라 포지션이 애매하다고 하네요.
아무리 잘 가르쳐도 제2외국어는 수능시장에서도 스타강사가 될 수 없고, 직장인도 니즈가 크지 않다네요.
그나마 유학생 준비반은 괜찮지만, 코로나 시국엔 정말 힘들었다네요...
큰 오지랖이라는건 알지만 제 친구에게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저보다 잘 하던 친군데. 막연히 '잘될거야!' 응원하기도 이상하고, 조언을 해주기엔 제 이해도가 참 낮네요.
이런 경우.. 많이들 있으신가요? 제가 어떤 말을 해주는 친구가 되어야 할까요?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