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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편집자의 삶과 욕심

2021.08.05 | 조회수 520
공공빵
- 긴글주의 - 저는 디테일링(자동차 외장 관리 / 세차, 광택, 썬팅 등) 교육회사에서 유튜브 영상편집자로 이제 곧 수습1개월입니다.(수습 2개월) 면접 당시 주 업무가 촬영 및 편집이라고 하는데 뜬금없이 기획까지 떠안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쪽 업계에서는 편집자가 촬영이나 기획까지 떠안는 경우가 많다고 들어서 별로 불만은 안 느끼는데 문제는 사장님의 유튜브 이해 수준이 거의 0%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보통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유튜브를 개설하는 주 목적이 '홍보' 및 '이윤창출'이 목적인데 사장님은 '재미'만을 추구한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전혀 이해가 안됐었는데... 사실 지금도 이해가 안갑니다. 회사 내의 재미있는 부분을 찍어서 편집하라고 하시라는데, '예능'을 찍자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사실상 이게 저한테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일단 제 자신이 재미없고 유머감각도 부족한 사람인지라 다른 사람에게 업무 이야기 외에 농담을 건내는 일이 거의 없는 소위 말하는 '진지충'인데다 심지어 여기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평균 3~40대를 웃돌다보니 유머코드도 거의 맞지 않습니다. 게다가 사수도 없이 혼자서 일하는 것이라 조언을 구할 사람도 없고 모든걸 저 혼자 해야했습니다. 따로 화가 났던 부분도 있었는데 '촬영 4일 편집 1일, 편집 하루 만에 안되?'라고 말하니 화는 났지만 이 부분은 참았습니다. 보통 편집자분들 박해 받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별 다를바 없구나 라고 체념하고 수긍했습니다. 장비 지원해준다고 말해놓고서는 아직도 15만원 짜리 사무용 pc쓰고 있습니다. 베가스 쓰는데 자주 렉걸리구요. 카메라도 집에있는 공기계 가져와서 쓰고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큐 컨셉(유튜브 '휴먼스토리' 참조)으로 가자고 했더니 '재미없다', '무조건 웃겨야 한다.'를 계속 강조하는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매일 웃고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본인 말로는 '항상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라고 말하는데 저한테는 뭐가 재미있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말을 계속 바꾸는게 뭐냐면 '우리만 재미있으면 됨ㅋㅋ' or '구독자가 안 오르는데... 프로그램 써야하나...'를 쉐도우 복싱마냥 돌아가면서 얘기하니 진짜 어느 분위기에 맞춰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찌어찌 해서 입사 후 첫 주에 영상 하나를 올렸는데 제가 만들었지만 도대체 '내가 뭘 만든거지?' 라는 생각 밖에 안 떠올랐습니다. 영상에 찍힌 당사자들과 사장님들은 보면서 깔깔 웃으시는데 '저 나이 대의 유머코드가 딱 저 정도'인가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게 맞나?' 온갖 잡생각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입사 후 2주차, 촬영을 하는데 도저히 재미있는 장면은 안 나오고 업로드 해야 할 시간도 다가오는데... 그 압박감에 못 이겨 결국 사장님에게 '교양'컨텐츠를 해보는게 어떻냐고 제안했습니다. '네가 할 수 있겠냐?'라고 하시는데...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하고 곧바로 기획, 대본, 더빙, 자료 검색, 편집을 주말까지 병행하며 겨우 완성해 업로드 했습니다. 사장님은 '나랑 오래 일해야겠는데?'라며 칭찬을 해주셨는데... 저는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들더라도 내 스펙을 위해서라면 이 컨텐츠를 밀고가는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주말에도 기획 및 대본 작성, 녹음도 하며 나름 보람있는 직장생활을 하고있다고 느꼈는데 갑자기 또 사장님이 '그건 한달에 한개씩만 하고 원래 하던대로 하자'라고 말씀하시며 또 내 보람찬 직장 라이프를 박살내버렸습니다. 사장님의 지시를 무시하는게 미친놈인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텐데...(사실 이게 정상적인 반응이지) 저는 일단 일에 진심입니다. 이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내 손으로 퀄리티가 높은 영상을 만드는 보람도 느끼고, 무엇보다 이 회사가 유튜브로 홍보도 잘 되고 성장하는 모습을 이 유튜브를 통해 지켜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신입이지만 고집도 많이 부렸구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제가 노잼이라는 사람이라는걸 알고 '기획이나 연출은 다른 사람한테 맡길테니 촬영과 편집만 해'라고 하시더라구요. 이미 제 머릿속에는 교양 컨텐츠로 쓸 기획과 아이디어가 넘쳐 흐르는데 그걸 부숴버리는게 어떤 면에서는 치욕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그런게 실장급 직원분이 자꾸 어디서 시키지도 않은 카메라봉, 스탠드 거치대, 액션캠, 마이크를 사오시는 겁니다. 이걸 또 안 쓰면 괜히 무안해지니까 억지로라도 촬영을 해야하는데... 마음 같아서는 유튜브 링크를 걸어서 '가서 훈수 좀 둬주세요! 이거 완전 노잼이다 차라리 교양 컨텐츠로 밀고가라!'라고 말하고 싶은데 편집자가 저 하나 뿐인지라 따로 올리지는 않겠습니다. 이 글을 쓸까말까 고민하다가 도저히 화를 참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남깁니다. 혹시라도 해결책이라던가 비슷한 일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 남겨주세요... (마음 같아선 수습기간 채우고 나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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