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클래식기타 연주자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오랜기간 재야에서 실력을 연마해온 그가 어렵게 본선에 진출했던 콩쿨에서 다른 연주자들의 연주를 듣다가 그냥 기권을 했다는 이야기였죠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더 이상 자신의 연주가 더 이상 동시대성(contemporary)를 갖지 못한다는 뼈아픈 자각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기획자와 마케터들에게 동시대성이란 뭘까요...
20대 때의 저는 트렌드를 10년쯤 앞서고 있다는 게 자부심이자 자랑인 찌질이었습니다 (아이고 이것도 20년 전이네요 ㅠㅠ) 그 당시 제가 제안했던 아이디어는 선배들에게 온갖 어그로를 끌며 납작하게 뭉개졌었습니다만 10년쯤 전 같은 아이디어가 그 회사에서 화려하게 꽃피는 걸 보면서 혼자 흐뭇해했더랬습니다 "거봐~ 내가 좀 앞서 가는 인간이라니까" 요딴 말로 흔히 말하는 "insight"를 갖춘 인간이라고 저 스스로를 칭하며 혼자 뻐기고 있는 저를 발견했더랬지요
그리고 요즘 깨닫습니다 혼자 너무 멀리 가있던 저는 그저 또라이일 뿐이고... 당시 선배들은 저의 폭주를 막느라 치솟는 짜증 게이지를 다스리기 위해 수많은 소주를 들이부었어야 했을 거란 걸 ㅋㅋ (깨닫는 순간 이불킥 백만번 하고 싶은 부끄러움은 덤 ㅠㅠ)
기획자 또는 마케터에게 시간을 보는 눈이 주어질 수 있다면 딱 2-3년 정도 앞을 보는 눈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너무 앞서가는 건 실질적인 매출이 되기 힘들고 너무 늦으면 (심지어 지금 당장의 트렌트에 부합하는 것조차 이미 늦는 세상이니;;) 어리석은 군중이 되기 십상이고...
이제 나이 마흔을 넘으면서 슬슬 시장의 트렌드와 제 스스로가 체감하는 "hip한 것들"의 갭이 줄어드는 걸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 기타리스트처럼 제가 시장보다 뒤에 있다고 느끼게 되는 순간이 오면... 저는 그 콩쿨장에서 제 발로 나올 용기가 있을까나요....
좀 주접같긴 하지만 꼰대가 되기 싫은 마음에(=뒷방 노인네 되기 싫은 마음에;;) contemporary를 잃지 않은 선배가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젊은 분들의 지혜를 구하고 싶습니다
(닥치고 아무것도 하지마!!!.... 라도 미리 감사합니다 *^^*)
기획자에게 contemporary란 뭘까요...
2021.05.22 | 조회수 792
지구뿌셔
닉네임으로 등록
등록
리멤버 회원이 되면 모든 댓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
회원가입
김커뮤니티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BEST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2020.07.01
154
김커리어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 중
BEST리멤버 회원을 위한 경력 관리 서비스, 리멤버 커리어를 소개합니다.
당장 이직 생각이 없어도, 좋은 커리어 제안은 받아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리멤버 커리어>는 리멤버에서 새롭게 출시한 회원님들을 위한 경력 관리 서비스 입니다. 능력있는 경력직 분들이 <리멤버 커리어>에 간단한 프로필만 등록해두면, 좋은 커리어 제안을 받아 볼 수 있습니다. 단 1분의 투자로 프로필을 등록해두기만 하면, 기업인사팀이나 헤드헌터가 회원님께 꼭 맞는 제안을 직접 보내드립니다.
지금 바로 <리멤버 커리어>에 프로필을 등록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나보세요!
2020.07.0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