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리멤버와 협의하여 출간도서 '밥벌이의 이로움'의 일부를 발췌 재정리하여 연재하는 글 입니다.📌
"아야~ 슬슬 회의 끝낼 준비해야 쓰겄다"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오늘 까지 보고서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전무님께 밑에서 한 부, 상무님도 밑에서 한 부, 나한테 한 부
전무님께 다시 밑에서 한 부, 이제 상무님께 마지막 한 부
갑자기 전무님이 내 손목을 잡으며 말한다.
"동작 그만 밑장 빼기냐? 내 보고서하고 김상무 보고서를 밑에서 뺏지?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증거 있으십니까?"
"증거? 증거 있지. 너는 내한테 보고서 ‘최종본’을 줬을 것이여. 그리고 김상무한테 줄려는거 이거 이거, 이거는 ‘최종본_version2’ 아니여? 자 모두들 보쇼. 내가 잘못된 보고서를 사장님께 올리게 해서 내 회사생활을 끝내게 하겠다 이거 아니여?"
"시나리오 쓰시는 거 아닙니까?"
떨리는 내 대답이 끝나자마자 팀장님께서 일어나며 소리친다.
"예림씨! 전무님 보고서 봐바! 혹시 '최종본_version3' 아니야?"
그러자 예림씨의 손을 막으며 전무님이 소리친다.
"보고서 건들지마. 인사평가 날라가붕게! 야 사직서 가져와"
"꼭 이렇게 까지 하셔야만 하십니까?"
"보고서 틀리면 피 보는거 안 배웠냐?"
"그럼 전무님 보고서가 최종 업데이트된 수정본이라는 것에 제 회사생활 모두를 걸겠습니다."
"이 녀석이 어디서 약을 팔어? 오냐 내 회사생활과 30년간 쌓인 퇴직금까지 모두 건다. 보고서 싹 다 가져와“
사직서 양식과 퇴직금 내역이 회의 테이블 위로 준비가 되자 전무님께서는 사악하게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까볼까? 그럼 지금부터 확인 들어가겄습니다. 따라라라~"
전무님 보고서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전무의 표정이 상기되고, 주위 사람들은 소스라치게 놀란다.
"최종본_version5 이네! version2도 version3도 아닌 version5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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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디가 최종인지, 어디가 마지막일지 모를 기나긴 대하 보고서를 쓰다가 집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친 마음을 달래고자 시나리오 한편 끄적여 보았습니다.
오늘의 파일명 레알최최최최최종본, 이거진짜파파파파파이날_v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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