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가 분위기에 전혀 맞지 않을만한 질문을 하나 드렸었습니다. 영어책 추천해달라는 것이었는데 요즘 이 곳 분위기에는 맞지 않아 좀 생뚱맞았지요. 시간이 지나도 답글이 하나 없어 이상하게 쑥스러워지기 시작하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질문의 효과인 것 같아요.
입시결과에 따라 양극화된 대학들 중 저는 힘든 경우에 속합니다. 구조조정에 관한 글에 뭔가 댓글 달기도 어려운 형편이죠.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올해 들어 하시는 교수님들께서는 예전과는 전혀 다른 긴장감에 적잖이 당황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영어책 얘긴 참 묘하지요? 현실로부터의 도피인 듯 도피도 아닌 것. 분명한 건 잠시 제가 추억놀이를 했구나싶어요. 반추 끝에 질문을 아예 삭제할 수도 있지만 그냥 두렵니다.
사실은 동일해도 그에 대한 인식과 생각은 각각 다른데 제 생각을 좀 적으며 다짐해보려 합니다.
학교가 학생 수 미달로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해도 교수가 대하는 학생은 여전히 하나하나 옛날과 다름 없는 개인들이죠. 요즘은 학생들도 전공에 대한 비전보다는 학과와 학교의 상황을 느끼고 취업과 관련해 현실적인 대안을 찾으려는 것이 기본이지만 그래도 아직 어린 마음 으로 코로나 하에서의 기술적인 전공지식 전수 외에 사람이 전수해야 하는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교수가 같이 해줘야 한다고 믿습니다.
요즘 학생 요즘 대학들이라 일괄하기보다 개인적인 중요성과 가치를 존중하여 학교가 어떤상황이든 교수가 개인적으로 어떤 상황이든 학생을 만나는 기간 동안에는 그 친구들 귀중하게 양성하는 일에 더 초점을 맞추려합니다.
어쩌시라는 건 아닙니다. 이 상황에서 교수로서의 다짐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는 느낌으로 봐주셨길 바랍니다. 오늘도 힘 내시고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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