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했던 첫 직장의 일주일 썰.txt

21년 04월 02일 | 조회수 11,300
몽블랑

요즘 여기서 노는 시간이 많아지는데.. 마침 금요일이라 시간도 좀 남네요.. 업무시간 이용해서 첫직장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취업난이 아니었던적이 없는 것 같지만 저 때도 취업이 어렵다고 난리였죠. 몇 년 선배까지만 해도 성공적인 취업 = 대기업이었고 저는 학벌도 역량도 대기업에 들어갈 형편은 안 되었죠.. 근데 제가 취업준비를 본격시작하기 1년 전 정도부터 스타트업 붐이 슬슬 불어오기 시작합니다. '돈을 잘 못 벌더라도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에 들어가서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하며 보람과 자아를 찾는 사람' 이 사회적으로도 멋있게 보이기 시작했던 시기였습니다. 이런 곳은 전통적인 의미의 스펙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오덕스러운 기질이 큰 우대를 받는 경우도 있었고 자기만의 분야에 열정과 자신이 있고, 그걸 직무와 연결시킬 수만 있다면(문과입니다) 이런 신입은 신입이라도 먹히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ㅋㅋ 결국 그 틈새를 파고들어 첫 취업을 하게 됩니다. 참 열악했죠. 직원은 20여명.. 그래도 열정적으로, 치열하게 일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환상은 일주일만에 깨졌죠. - 그 작은 곳에서도 정치가 엄청나더군요. 그게 정치 떄문이란건 시간이 지나서 알았지만 일주일만에 누군가가 권고사직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 입사 후 처음 마주한 타운홀 미팅(전체 미팅)에서 이번달 월급이 밀린다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그때는 월급이 밀린다는게 어떤 의미인지도 몰랐어요. 그냥 그렇구나 했죠.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지만. - 지금은 제가 마케팅을 하는데, 그때 마케팅 예산이 말도 안되게 컸습니다. 마케터들 스스로가 의문을 품을 정도로요. 재무구조가 기형적이었는데, 대표의 지식 부족 때문이었습니다. 태클거는 사람이 없어서 (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없어서?) 넘어간거죠.. - 근데 위와 같은 구조 때문에 마케팅팀이 전사의 (다른 팀의) 집중 포화를 맞게 됩니다. 20명 밖에 없는 사내 메신저에서 공개저격이 횡행했어요. ㅋㅋㅋ 마케터가 무슨 '실수'를 하면 @몽블랑 님, 이게 틀린 것 같습니다. 저게 틀린 것 같습니다... 공개 저격 당하는 사람은 넋이 나가죠 - 상사에게 '나랑 정치좀 해보자'라는 말을 워딩 그대로 들었습니다. - 작은 조직이라서 그런지 첫 한달간 대표님과의 미팅이 4~5번 정도 있었는데, 한번도 시간 약속을 지키신 적이 없습니다. 또 제가 나와서 발표를 하는데 대놓고 조셨습니다. 1년이 지나고 알았지만 그 한달이 특별했던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시간 개념이 없으신 분이었습니다. 컨퍼런스에도 지각하셔서 기조연설을 평직원이 했거든요 등등.. 사실 사연 하나하나를 풀어서 써보고 싶지만 그렇게 시작하려면 너무 방대해져서 ㅎㅎㅎ 엄두가 나지 않아서 요약식으로 써봤네요. 여튼 그게 제 사회생활의 시작이었고. 사회는 이렇게 쓰구나, 라는 걸 느끼게 되었답니다? 그 이후 스타트업에 학을 떼... 진 않았고 배운게 배운거라고 여전히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훨씬 규모도 크고 체계적인 곳에서 일하고 있어요. 여기서는 제가 처음에 꿈꿨던 스타트업의 열정, 뜨거움 등을 충만히 느끼고 있습니다. 첫 회사는 어떻게 되었냐고요? 놀랍게도 많이 성장해서 지금은 꽤 잘 나가는 것 같더라고요. 가끔 첫 일주일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성공하는 기업의 요인은 무엇인가.. 를 하게 됩니다 점심 전에 쓰려고 했는데 말이 길어졌네요. 나중에 기회되면 더 자세한 얘기도 써볼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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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보다앨리스
    21년 04월 02일
    저는 당시 22살 최연소로 (빠른년생 조기졸업버프) 대기업 입사해서 신입때 회식을 가졌었는데요 상사분들 얼큰하게 만취하셔서 상부님.부장님 차장님.과장님 순서대로 보내드리고 지하철타고 소지품 놓고온거 없나하고 제 가방 확인하는데 상무님 가발 챙겨서 갔었어용..^^ 새벽에 상무님 가발 엘라스틴으로 곱게 감겨드리고 말려서 출근때 챙겨갔는데 상무님이 애타게 기다리시길래.. 상무님책상에 고이 올려드리고 나왔져 지금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워후
    저는 당시 22살 최연소로 (빠른년생 조기졸업버프) 대기업 입사해서 신입때 회식을 가졌었는데요 상사분들 얼큰하게 만취하셔서 상부님.부장님 차장님.과장님 순서대로 보내드리고 지하철타고 소지품 놓고온거 없나하고 제 가방 확인하는데 상무님 가발 챙겨서 갔었어용..^^ 새벽에 상무님 가발 엘라스틴으로 곱게 감겨드리고 말려서 출근때 챙겨갔는데 상무님이 애타게 기다리시길래.. 상무님책상에 고이 올려드리고 나왔져 지금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워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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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아론
    21년 04월 02일
    사회생활을 일찍 깨우치셨네요ㅋㅋ
    사회생활을 일찍 깨우치셨네요ㅋㅋ
    4
    홍합새우전
    21년 04월 09일
    아 사무실에서 몰래 글 읽다가 댓글에서 현웃이 터졌네요 ㅋㅋㅋㅋㅋ
    아 사무실에서 몰래 글 읽다가 댓글에서 현웃이 터졌네요 ㅋㅋㅋㅋㅋ
    0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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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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