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 꿀팁.3] 출근길 똥이 마려울 때, 리스크 헷징 비법

밥벌이
2021.03.10 | 조회수 1,702 | 좋아요 7 | 댓글수 13
📌 이 글은 리멤버와 협의하여 '밥벌이의 이로움'의 일부를 발췌 재정리하여 연재하는 글 입니다.📌 "이번에 내리실 역은 강남, 강남역 입니다. 내리실 문은..."​ 이제 한 정거장만 가면 회사에 도착하는 순간이었다. 난 이른 아침부터 출근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 상태는 누구보다 더 빨리 출근을 하고 싶었다. 조급한 마음에 발끝이 저렸고 제대로 서있을 수 조차 없었다. 손은 이미 식은땀으로 흥건했다. 가빠지는 호흡을 라마즈 호흡법으로 다스리면서, 지하철 문 옆에 붙어있는 은색 손잡이를 꽉 붙잡고 힘겹게 서있었다. “스크린 도어가 열립니다.” 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들 사정 볼 것 없이 미친 듯이 뛰어서 계단을 올라가고 싶었지만 다리에 힘이 풀릴까봐 뛰지도 못했다. 엉거주춤 한걸음씩 겨우겨우 떼어서 회사 빌딩에 도착했다. 1층 로비 인포메이션에 계신 직원 분께서 인사를 하지만 지금은 웃으면서 인사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사무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까지 타지도 못했다. 그래도 다행히 1층 화장실 변기에 겨우 앉아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나는 매일매일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는 지병을 앓고 있다. 언제부터 이 지병이 시작되었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 역사를 따져보자면 아마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즈음이었다. 초등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대변을 본다는 것은 내일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겠다는 선언과도 다를 바 없었다. 그래서 난 주로 학교 옆에 있었던 교회에 자주 갔었다. 다행히 그 교회 화장실은 항상 열려있었고, ​​그때마다 난 착하게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아낌없이 베풀어주시는 예수님의 은총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아멘 문제는 중학생이 되면서부터였다. 중학교는 버스를 타고 약 40분을 가야 하는 곳에 있었다. 통학버스가 있었지만 통학버스도 입학하고 한달 밖에 타지 못했다. 통학버스 안에서 배가 아프면 도대체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등교를 위한 통학버스는 타는 친구들만 있었고, 내릴 수가 없었기 때문에 만약 배가 아파서 내린다면 그것은 100% 놀림감이었다. 결국 중학교 시절 동안 나는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는 시내버스를 이용해야만 했다. 시내버스를 올바르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나가는 주요 정류장 주변에 있는 건물의 화장실 위치를 모두 파악해야 했다. 특히 이른 아침에 상가들은 화장실이 잠겨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직장인들이 출근해서 있을 법한 사무실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 대학교 시절부터는 이러한 위기에서 조금 자유로워졌다. 대학교의 좋은 점은 화장실을 들렀다가 지각을 해도 혼나지 않았으며, 등교시간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왜 지각을 했는지 아무도 물어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난 오랜시간 동안 지병을 다스리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리스크 헷징 방안을 생각해왔다. 특히 지하철로 출근을 하면서 리스크가 곧 발생할 것이라는 신호가 올 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 첫째, 내 대장의 능력치와 한계치를 체크하기 위해 과거를 돌아본다. 어제 평소와 다르지 않은 음식을 먹었다면 배가 아파도 조금 더 참고 출근을 강행할 수 있다 그렇지만 평소와 다르게 어패류나 날것, 기름진 음식 그리고 여러 종류의 주류를 섭취했다면 당황한 내 대장은 리스크 대처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둘째, 중간에 내리면 출근시간에 지각을 하게 되는지 미래의 시간을 계산해 본다. 중간에 내려서 플랫폼에서 화장실까지 왕복 5분, 화장실 사용시간 10분, 혹시 모를 화장실 변기 앞 대기시간 5분, 도합 20분의 시간을 여분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실제로 출근 시간에 지하철 화장실에 가보면 많은 고객분 들께서 리스크를 헷징하고 계시는 경우가 많다. 셋째, 시간 계산을 해본 결과 지각을 할 것 같다면 현재 배변 리스크에 따른 기회비용을 분석해 본다. 내가 하루 동안 버는 일급여가 십만원 정도라면 거꾸로 십만원을 받고, 지금당장 리스크가 발생하여도 되는지 따져본다. 조금 더러운 상상이지만 이렇게 분석해보면 돈을 버는 것보다 당장의 리스크 헷징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초대형 리스크가 어느 정도 예측이 된다면 리스크가 지금 당장 폭발하기 전에 지하철에서 내려서 화장실에 가서 빨리 현재의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것이 몸과 정신건강에 이롭다. 슬프게도 이러한 리스크가 자주 발생하는 나 같은 사람이라면 매일 아침 30분 일찍 출근하면 언제든 리스크 헷징이 충분히 가능하다. ... 회사에서 하는 프로젝트의 의사결정도 더럽게도 앞서 말한 배변 활동과 비슷하다. 우리는 일을 진행함을 판단할 때 미래의 수익만 바라보고 판단하거나 과거의 업적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현재 당신만 알고 있는 현재 당신의 내부에 감추어진 리스크는 남들의 눈에 보이거나 계산될 수 없기 때문에 당신 이외의 사람들은 알아차리기 힘들다.​ 만약 당신의 배 속과 같은 회사 내부에서 당신만 알고 있는 상당히 큰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면 과거고 미래고 따져 볼 것 없이, 재빨리 프로젝트라는 지하철에서 내려야 한다. 그래야 초대형 불상사를 막을 수 있으며, ​다음차를 마음 편하게 탈 수 있다. ​ 이번 판은 중간에 내렸다고 너무 걱정을 하지 말지어다. 조금 늦었다고 상사에게 혼나도 좌절하지 말지어다. 조금만 기다리면 지하철은 금방 또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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