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공통적으로 로봇, 인공지능 등의 과학기술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다른 SF소설들과 달리 인간들 사이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기본적인 작품의 배경은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부정적인 면은 제외하고 사람들의 사회를 묘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미래에도 지금 우리가 가진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비혼모에 대한 인식, 외모에 따른 편견, 가족 간의 다툼,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람들 등 현재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미래 사회를 감성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거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문제와 타협하는 이들의 얘기가 바로 이 책이다.
예를 들어 이 책의 제목이 되는 작품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이익을 위해 통보도 하지 않은 채 주인공 안나의 가족들이 이사 간 슬렌포니아 행성과의 연결을 갑자기 끊어 버린 연방 정부와,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 행성에 가려는, 이미 100여년이 지나 만날 수 없는 가족을 냉동 수면을 이용해 수명을 연장하면서 만나려는 주인공의 이야기로, 과연 안나의 행동은 유의미했을지, 가족들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비행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지 여러 의문을 남기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내재하는 의미는 시민들이 아닌, 이익만을 생각하는 권력자들에 대한 비판인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는 독재 정치, 국정농단 등의 사건들을 겪었기에 그런 성향이 더 하다고도 볼 수 있다.
또 다른 작품인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을 복합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비혼모에 대한 세간의 인식, 비행 당일 자살했다는 이유로 잊혀진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받았던 극한의 훈련, 인체 개조, 훈련과정에서 보여줬던 기지, 그리고 가족같이 지냈던 사람에게까지 미치는 사회적인 시선 등 유명인이 몰락했을 때 사람들이 보여주는 반응이 모두 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런 말을 듣고도 노력하여 우주 비행사가 된 주인공 가윤의 의지를 보여주는 내용이기도 하다.
이렇듯 이 작가의 소설은 사회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회라는 장애물을 딛고 일어나는 인간에 대한 찬가를 쓰고 있기도 하다. 사회적 약자들을 격려해주는 이야기인 것이다. 실제로도 단편들의 주인공은 거의 사회적 약자들이다.
이 단편선은 미래를 기반으로 한 소설이지만 어쩐지 우리에게 친근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분명 현재와 같은 문제도 존재하지만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똑같이 존재한다 라는 의도를 가지고 쓴 글일 듯 하다.
이는 절묘하게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에도 맞아떨어진다. 코로나 19가 기승을 부리는 현 상황에 모두가 힘들게 생활하고 있지만 이 상황을 타개한 방법은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보아도 될 듯 하다.
이 책을 종합해보자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여러 가지 문제들을 주인공들의 상황을 통해 돌려 비판하고 동시에 그 문제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지금은 이렇게 힘들게 살지만 분명히 네 앞을 가로막는 문제를 해결하고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게 될거야.”라는 격려를 전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앞에서 말했듯이 이는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로 인해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황에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로 우리에게 건네는 손길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비록 힘든 생활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결국 시련을 넘어 다시 평소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 이 책은 미래의 모습을 빌려 현대의 우리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책으로, 감성과 과학적 지식이 공존하는 특이한 소설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감성적인 사람과 과학, SF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또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거나, 그동안 끼고 있떤 색안경을 벗고 사람들을 편견, 고정관념 없이 볼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어주는 책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겐 그동안 바삐 살아가면서 잊고 있었던 부모님을 떠올리게 되는 책이 되고, 어렸을 때 살았던 친근한 고향이 떠오르는 책이 되어 줄 것이다. 진정한 책은 독자에게 깨우침을 줄뿐더러, 재미와 유익함까지 잡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거기에 우리가 잊고 지내던 기억들을 모아서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추억을 고취시켜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찾고 싶다면, 진정한 용기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는 것에서 진짜 의미를 찾고 싶다면, 이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당신이 찾고자 했던 의미와 가치들은 어느새 당신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2021.02.13 | 조회수 157
바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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