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맥주가 취미인 소소한 사람입니다.
요새 맥주 이야길 하다 보니 수입 맥주, 외국 맥주만 계속 이야길 하게 되네요. 맥주를 즐기는 분들의 커뮤니티에 보면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수입 맥주가 최고다! 아니다 국산 맥주를 먹어야지 왜 수입만 먹냐! 국산 맥주는 이래서 별로다..... 꼬우면 미수입 맥주 직구해서 마시던가!라고 하는 과정에서 '꼬미수'라는 신조어까지도 생길 정도로 설왕설래가 심한 이슈이긴 해요.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무서운 기세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종가세도 종량세로 개선되었고 편의점에만 가도 마실 수 있는 맥주 종류도 참 다양해졌어요. 오늘은 나름 꽤나 오랫동안 맥주를... 아니 술을 마셔온 사람으로서 한국 수제 맥주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한번 이야기해볼까 해요. 너무 옛날이야기부터 해야 해서... 분량 조절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 다양한 맥주가 유행하기 시작했던 건 2000년대 초반, 대략 2002년쯤부터라고 해요. 유럽 맥주 스타일(필스너, 바이젠, 둔켈 a.k.a 필바둥)로 구성된 하우스 맥주집이 여기저기 생기기 시작했죠. 이때 유명하던 곳은 잠실 롯데호텔 지하 '메가씨씨' (현, 클라우드 비어 스테이션), 강남역 '플래티넘' (현재 편의점에서 보실 수 있는 그 플래티넘 맞습니다.), 강북에 아직도 있는 '바네하임'(현 대표가 수요 미식회에 나온 적 있죠..) 등이 있습니다. 이런 곳에 한 번쯤 가보신 추억이 있으시다면 흠... 저와 비슷한 연배이시거나 조금 더 연식이 있으실지도 모르겠군요. ㅎㅎ 1980년대부터 있었던 을지로 노가리 골목(을지 OB베어, 만선 호프 등)과는 다르게 라거 말고 다른 종류의 맥주가 있다는 인식이 사람들에게 조금 알려지기 시작했던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에도 꾸준히 맥주 관련 펍 아니 호프집은 많이 생겼었어요. '옥토버 페스트'(아직도 있습니다..)나 '가르텐 비어'(테이블에 맥주 냉각하는 장치가 따로 있었죠.)와 같이 체인 사업도 꾸준히 이어지긴 했습니다만 하우스 맥주라는 이름 대신 크래프트 맥주라는 이름으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2012년 경으로 기억됩니다. 이태원을 중심으로 미국이나 영국 맥주 스타일(IPA, 페일 에일 등)이 유행하기 시작했죠. 저도 이때쯤 처음 '인디카 IPA'를 마셔보고 뭐 이렇게 쓴걸 마시나..라고 했던 추억이 있군요. 지금은.... ㅎㅎ
이 즈음부터 맥덕(맥주 덕후)들은 '한스 스토어'(현재 폐업 후 크래프트 한스라는 맥주 체인 본점이 생김), '피노이 마트'(맥덕의 성지로 유명했지만 폐업...) 등 수입 식재료를 팔던 곳 한켠에서 신기한 수입 맥주를 노나 마시곤 했습니다. 이때 유명해진 펍은 경리단길 기준으로 '크래프트웍스'(한국의 산 이름을 딴 맥주가 있었고 영어로 주문을 받았던...), '맥파이'(까치 마크가 인상적인.. 지금은 제주도에 공장을 차렸죠.), '더부스'(대동강 맥주로 유명하고, 맥주 스타트업으로 유명하지만 현재는 모든 맥주를 미국에서 생산합니다.) 등이 있고 신사, 경리단에서 유명했던 '퐁당 크래프트 비어 컴퍼니'가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비어 포럼'이라는 맥주 동호회를 운영하던 운영진이 동업으로 창업했던 '사계'라는 펍이 유난히도 기억에 남는데요. 비록 위탁 생산이긴 했지만 자체 레시피로 한글 이름을 가진 맥주(노을, 개나리 등)를 출시하기도 했죠. 특히 집에서 맥주를 만들던 홈 브루어 출신 대표(현 미스터리 브루잉 대표)와 맥주 유학파인 유명 블로거 출신 창업자(현 어메이징 아카데미 원장, fatpig)의 체계적인 맥주 교육으로 현재 크래프트 맥주 씬에서 활약하는 여러 펍 매니저, 양조사 등을 양성한 맥덕 양성소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건물주의 횡포로 폐업했다고 들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참 아쉽다고 생각하는 펍입니다.
초창기부터 맥주를 생산하던 곳 중에 요즘도 아실만한 곳은 '세븐브로이'가 있는데 홈플러스와 합작하여 국내 최초로 IPA 맥주를 캔으로 출시했던 곳입니다. 곰표 맥주를 생산하는 곳이라고 말씀드리면 다들 아실까요? 또, '카브루'라는 업체는 캐나다 앨리캣이라는 회사의 기술을 들여와서 이태원 일대에 맥주를 만들어 납품하던 곳인데 근래에 진주햄이 인수하기도 했고 편의점에도 자체 맥주(구미호 IPA)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GS 편의점 PB 상품인 경복궁 맥주가 여기 맥주랍니다. 가수 비 소속사가 있는 청담동 레인 스트리트에 브루 펍(맥주를 양조하여 판매하는 펍)이 있기도 하네요.
휴우... 여기까지 적었는데 너무 길군요. 다음 글에서 계속 이어가겠습니다만.. 이런 얘기는 별로 재미없어하실까 봐 걱정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아마 요즘 크래프트 맥주를 하는 곳들과 그 매력에 대해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네요. 오늘은 외국 맥주 말고, 한국 맥주 어떠세요? 생각보다 한국 맥주가 역사가 길죠?
혹시나 제가 말씀드린 내용 중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꼭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뇌피셜에 근거한(?) 옛날이야기들도 꽤 섞여 있어서요. ㅎㅎ
추억에 공감하시는 분들 계시면 꼭 덕밍 아웃 부탁드립니다. 🍺🍻
[소소.맥주이야기 #06] 한국 크래프트 맥주 이야기
2020.12.16 | 조회수 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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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chi
BEST 퀸즈에일이라고 12년도 당시에 나왔다가 지금은 없어진 녀석이라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약간은 부족했지만 당시에는 최초라는 수식어 달고 나온 녀석이고 국산이라 사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도 맥주가 땡기네요.. 오늘은 국산맥주가 주제니 제주에일을 노려봐야 겠습니다. ㅎㅎ
2020.12.1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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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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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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