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외부강사 특강을 요청해 그 과정을 주선하는데 저로서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먼저 제 경우를 돌이켜보는 게 낫겠는데, 줌 강의 초기에는 학생들이 아주 자유롭더군요. 산책을 하고 차로 이동을 하기도 하고 누워서나 엎드려서 듣기도 하고 다른 일을 함께 하기도 하고.. 대면수업상황과 동일하게 참여하자고 했지만 저 역시 소소한 일을 하면서 줌으로 진행하는 세미나에 참가해 본 경험이 있다보니 이해가 가기도 했지요. 그래서 음소거를 하도록 했어요. 채팅에서 소통하고 발표 시에는 음소거해제를 하면 된다 싶었지요. 한동안은 더 흩어지더군요. 화면에는 이마나 천정 형광등이 주로 보이구요. 나중엔 대면수업 같은 모습으로 자연스레 돌아오긴 했지만 아이들이 힘들겠다고 생각했어요.
위에 적은 신기한 경험의 그 특강 강사는 다르더군요. 대학 때 제 친구이기도 한데 처음부터 모두 마이크를 켜두도록 했어요. 학생들은 누군가 실수로 어떤 소리를 내면 나머지가 다 듣게 되었죠. 중간중간 질문하고 웃는 소리며 설명듣고 살짝 한숨쉬는 소리며 다 들리다보니 아이들이 더 조용해지는겁니다. 아침 10시부터 점심 1시간 빼고 오후 4시까지 45분 단위로 수업이 이어졌는데 끝났을 때 느낌은 흡족함이나 재미있음 같은 것이더군요. 어려운 내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어서 바로 학기말이라 저는 그걸 비슷하게 시험해보진 못했어요. 그런데 다음 학기에 해보려합니다.
음소거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교수님 강의 중엔 떠들지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로 통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제 이런 생각에 관해 실제로 학생에게 음소거를 시키지 않고 온라인 실시간강의를 진행하신 분이 더 계시면 어땠는지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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