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접고 개발자 된 썰 (5)

중소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미래가 암울해서 개발자 되겠다고 웹개발 배웠다가 스타트업에서 더 암울한 현실을 겪고 다시 디자이너로 돌아온 사람입니다. 커피까지 하나 남아서 마저 써요. 월급은 월급대로 못 받고 물경력으로 어디 쓰지도 못할 개발자 명함으로 차마 다른 곳에 도전할 엄두가 안나서 디자이너로 다시 돌아왔어요. 디자이너라고 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자괴감으로 고통스러워 하며, 다시는 개발자 쪽은 보지도 않겠다 다짐을 했는데. 그때 못이룬 갈증이 조금은 남아 있었나봐요. 작은 무역 회사에서 디자인 전담 업무를 맡아 가면서 그동안 배웠던 내용들을 정리하면서 웹보단 앱쪽에 포커싱해서 한번 더 배워보고 싶었어요. 회사에 사표를 내고 전 회사 대표와 싸워가며 우여곡절 끝에 받은 체불금으로 정부지원 사업이 아닌 사설 학원에 등록해서 다시 4개월동안 앱 교육을 받았어요. 그동안 물경력에 대한 압박이 많았던 터라 기초부터 정말 열심히 다시 배웠고 아는 내용이라도 한번 더 검토하고 까먹지 않도록 노력했어요. 확실히 정부지원 사업이 아니다 보니까 커리큘럼이 좀 더 좋다는 것을 느꼈어요. 하지만 막상 다 배우고 나니 조금만 부지런하면 인터넷 강의로도 충분할 것 같았어요. 항상 커뮤니티에 좋은 강의 소개시켜달라 하면 개발문서 보라 하잖아요. 이제 그 느낌을 좀 아는 것 같아요. 이것 또한 학원 교육 과정중 하나라 생각하면서 위안 합니다. 만약 배울 마음이 있으신 분들은 그 돈으로 좋은 맥북 하나 장만하셔서 개발 문서 보면서 부지런히 배우시는 것도 좋다 생각해요. 아무튼 그렇게 앱개발 배우고 개인 앱 몇개 만들어서 취업 했어요. 개발 로드맵 보면서 차근차근 따라갔는데, 이것도 막상 하다보니 첫 개발 당시 불편했던 점을 바탕으로 개선하는 아키텍쳐 같은 기술들이라 이해하기가 쉬웠어요. 그래도 아직까진 실무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역시나 첫 회사는 급여 조건보단 선임의 유무로 판단해서 들어갔어요. 회사 들어가면 알게되는 내용 중에 선임은 선생님이 아니다란 얘기가 있잖아요. 그 말씀 정말 맞는 것 같아요. 배우려고 했던 부분은 사실 일하는 방법이지 기술에 대한 내용은 없던 것 같아요. 일은 그동안 해왔기 때문에 전혀 어려운 게 아닌데 개발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두려워 했던 것 같아요. 첫 실패의 아픔을 알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개발하는 시간에 투자 했고 첫 직장 이후 두번 째 직장으로 이직 후 연봉도 많이 올렸어요. 비록 처음부터 개발하신 분들에 비하면 나이나 연차에 비해서 많은 편은 아니지만 능력에 맞춰서 받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 공부하고 또 공부하네요. 저처럼 개발자로 전환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전해주고 싶었지만 막상 써보니 넋두리가 대부분이네요. 개발을 배우면 처음엔 만만하고 정말 쉽다 생각하는데 그 순간을 방심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것들을 놓친다 생각해요. 컴공 학부생들은 이걸 4년동안 배우잖아요. 분명 이유가 있기에 이렇게 긴 시간동안 배웠을 텐데 그 부분을 항상 생각하면서 갭차이를 줄이는 노력이 있어야 된다 생각해요. 개발은 평생 공부라 생각해요. 매 순간 불편하고 이해가 안가는 부분들은 분명 다른 개발자들도 공감하믄 부분일 것이고 그냥 넘어가지 말고 방법을 찾다보면 더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이 되리라 생각해요. 지금도 그렇게 일하고 있어요. 개발자로 전환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은 포기하지 마시고 힘내시길 바랄게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