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제

사진을 정리하려다 결국 거의 지우지 못했습니다

11월 08일 | 조회수 74
신
쌍 따봉
신서윤
억대연봉

오늘 휴대폰 용량이 부족하다는 알림이 떠서 사진을 좀 정리했습니다. 음식 사진도 많고 여행 가서 찍은 사진도 많고 별 의미 없이 캡처해둔 것들도 엄청 많았습니다. 지우면서 계속 넘기다 보니 몇 년 전 사진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때부터 손이 조금 느려졌습니다. 지금은 연락하지 않는 친구와 찍은 사진 문 닫은 단골 카페 이제는 입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나 사진 속에서는 전부 아직 그대로였습니다. 신기한 건 사진을 보는 순간 그날이 생각난다는 거였습니다.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그날 날씨는 어땠는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어떤 기분이었는지는 희미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요즘 찍은 사진들을 봤습니다. 예쁜 카페에 가면 찍고 맛있는 걸 먹으면 찍고 여행을 가도 열심히 찍는데 정작 다시 본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예전에는 사진을 남기려고 찍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래된 사진을 보고 있으니 조금 다른 것 같았습니다. 사진 속에 남는 건 그날의 모습뿐인데 나중에 그걸 다시 보는 사람은 전혀 다른 내가 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사진은 거의 지우지 못했습니다. 용량을 정리하려고 시작했는데 한참 옛날 사진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별것도 없는 사진 한 장에서 손이 멈췄습니다. 어디 놀러 간 날도 아니고 특별한 일이 있었던 날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평범했던 어느 날 저녁이었습니다. 그때는 이런 날이 계속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사진 한 장 찍어두고 별생각 없이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사진 속에 있는 것들 중에는 이제 볼 수 없는 사람도 있고 다시 갈 수 없는 곳도 있었습니다. 한참 들여다보다가 사진을 지우지 않고 그냥 놔뒀습니다. 그때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하루가 지금은 다시 돌아가고 싶은 하루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그날의 저는 몰랐겠죠. 그렇게 평범했던 하루도 언젠가는 그리워하게 된다는 걸

댓글 0개
공감순
최신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추천글
대표전화 : 02-556-4202
06235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134, 5,6,9층
(역삼동, 포스코타워 역삼) (대표자:최재호, 송기홍)
사업자등록번호 : 211-88-81111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2016-서울강남-03104호
| 직업정보제공사업 신고번호: 서울강남 제2019-11호
| 유료직업소개사업 신고번호: 2020-3220237-14-5-00003
| 국외 유료직업소개사업 신고번호: F1200020240004
Copyright Remember & Compan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