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터넷 쇼핑을 하다가 장바구니에 담아둔 것들을 전부 지웠습니다. 사고 싶은 게 없어서가 아니라 굳이 안 사도 될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는 갖고 싶은 게 참 많았습니다. 월급 받으면 옷도 사고 싶었고 가방도 사고 싶었고 조금 비싼 걸 사고 싶은 날에는 월급날까지 며칠 남았는지 세어보기도 했습니다. 여행 가고 싶은 곳도 많았고 주말이면 집에 있는 게 아까웠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좀 다릅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 제일 좋습니다. 주말에 약속이 없으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처음에는 제가 재미없는 사람이 된 줄 알았습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장바구니를 비우다가 문득 예전의 제가 생각났습니다. 그때는 갖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되고 싶은 것도 참 많았습니다. 좋은 회사에 다니고 싶었고 돈도 많이 벌고 싶었고 누군가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렇게 바라던 것들 중 몇 개는 이미 제 일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예전의 제가 지금의 저를 보면 생각보다 꽤 좋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됐을까 생각하며 살았는데 어쩌면 꽤 멀리 온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뭔가를 더 갖고 싶다는 생각 대신 지금까지 잘 살아온 저한테 조금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내일도 별다를 것 없는 하루겠지만 이제는 꼭 대단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지금의 나로 조금 편하게 살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직/커리어
요즘은 갖고 싶은 게 별로 없습니다
11월 05일 | 조회수 21
신
신서윤
억대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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