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일 시작하고 13년 동안 퇴사 면담을 몇백 번은 했는데요, 오늘 문득 생각해보니 진짜 이유를 말해준 사람은 열 명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면담 자리에서 나오는 말은 거의 세 가지로 정해져 있어요. "새로운 도전 해보고 싶어서요", "개인 사정이 있어서요", "좀 쉬고 싶어서요". 근데 그 사람이 한 달 뒤 이직한 회사에서 연락 와서 커피 한잔하다 보면 진짜 이유가 나옵니다. 팀장이랑 안 맞아서, 작년에 연봉 협상하는데 "올해 회사 어렵다"는 말만 듣고 끝나서, 열심히 해봤자 평가는 이미 위에서 정해져 있다는 걸 알아버려서. 이런 얘기를 면담에서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죠. 근데 또 이해는 됩니다. 말해봐야 달라질 게 없다는 걸 본인들이 제일 잘 알거든요. 레퍼런스 체크 때 괜히 불이익 받을까 걱정도 되고요. 그래서 회사 시스템에는 "개인 사유"만 쌓이고, 정작 팀장 한 명 때문에 1년에 세 명씩 나가는 팀은 몇 년째 그대로입니다. 인사팀 입장에서도 면담 기록에 "개인 사유"라고 적어야 하는 게 제일 허탈해요. 그걸 근거로 팀장 평가에 반영하자고 하면 "본인이 개인 사유라고 했잖아"로 끝나니까요. 저는 이게 퇴사자 탓도, 인사팀 탓도 아니고 구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맞다고 선뜻 권하기도 어렵고요. 말한다고 바뀌는 건 거의 없고, 불이익은 본인이 질 수 있으니까요.
회사생활
퇴사 면담에서 진짜 이유 말해준 사람 열 명도 못 봤습니다
11월 02일 | 조회수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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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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