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헤어진 남자친구 번호를 아직도 못 지우는 이유

10월 28일 | 조회수 827
신
쌍 따봉
신서윤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 한달 됐습니다. 생각보다 잘 지냈습니다. 처음 1~2주는 힘들었는데 회사 다니고 친구들 만나고 바쁘게 살다 보니 괜찮아졌습니다. 사진도 거의 다 지웠고 카톡방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전화번호는 아직 못 지웠습니다. 미련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굳이 지울 필요가 있나 싶었습니다. 오늘 야근을 했습니다. 퇴근하니까 비가 꽤 많이 왔습니다. 우산도 없고 택시도 안 잡혀서 회사 앞에서 한참 서 있었습니다. 그러다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연락처에서 그 사람 이름을 찾았습니다. 딱 거기까지 하고 멈췄습니다. 예전에 이런 날이면 늘 전화했거든요. 야근했다고 비 온다고 택시 안 잡힌다고 그러면 그 사람은 제가 집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통화해줬습니다. 별 얘기도 안 했습니다. 저는 회사 욕하고 그 사람은 졸린 목소리로 듣고 있고 그게 전부였습니다. 오늘도 너무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찾았습니다. 한달이나 지났는데. 전화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손이 먼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한참 화면만 보다가 휴대폰을 껐습니다. 결국 비 맞으면서 지하철역까지 걸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젖은 옷을 갈아입는데 그제야 조금 울었습니다. 헤어진 날보다 오늘이 더 슬펐습니다. 그때는 사람이 떠난 게 슬펐는데 오늘은 제가 힘든 날 제일 먼저 찾던 사람이 없다는 게 슬펐습니다. 번호를 지우려고 연락처를 다시 열었습니다. 그런데 또 못 지웠습니다. 다시 연락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 번호까지 없어지면 정말 그 사람한테 갈 수 있는 길이 하나도 안 남는 것 같아서요. 아마 전화할 일은 없을 겁니다. 그 사람도 이제 다른 하루를 살고 있을 테니까요. 그래도 오늘까지만 그냥 두려고 합니다. 언젠가는 비 오는 날에도 그 사람 이름을 찾지 않는 날이 오겠죠. 아직은 손이 저보다 조금 늦게 헤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 1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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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다니에르
    5시간 전
    필력에 안구에 습기가 차네요
    필력에 안구에 습기가 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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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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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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