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오랜만에 엄마 아빠 집에 갔습니다. 간다고 말한 것도 전날 저녁이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가니까 엄마가 장을 한가득 봐놨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포도랑 빵도 있고 냉장고에는 반찬도 잔뜩 해놨고요. 하루 자고 갈 건데 뭘 이렇게 많이 샀냐고 했더니 남으면 자기들이 먹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늘 하는 말이라 별생각 없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물 마시려고 냉장고를 열었는데 구석에 요구르트가 몇 개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거였습니다. 하나 먹으려고 꺼냈는데 유통기한이 지나 있었습니다. 엄마한테 이거 왜 안 먹었냐고 했더니 자기는 그거 안 좋아한답니다. 그 말을 듣고 냉장고를 다시 봤습니다. 지난번에 제가 왔을 때 사놨던 음료도 있었습니다. 그것도 엄마 아빠는 안 먹는 겁니다. 괜히 마음이 좀 그랬습니다. 엄마는 제가 언제 올지도 모르면서 마트에 가면 제가 좋아하는 걸 하나씩 사다 놓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안 오면 그대로 남는 거고요. 예전에는 냉장고에 제가 먹을 게 없으면 엄마한테 짜증도 많이 냈습니다. 먹을 거 하나도 없다고 엄마가 분명 이것저것 말해줘도 그건 싫고, 저것도 싫고 그랬던 제가 이제는 한 달에 몇 번 오지도 않는데 냉장고에는 아직 제 자리가 있었습니다. 집에 가려고 하니까 엄마가 또 이것저것 싸줬습니다. 반찬 필요 없다고 했는데도 결국 가방이 꽉 찼습니다. 집에 와서 하나씩 꺼내다가 포도를 봤습니다. 가방에 눌려서 몇 개가 터져 있었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엄마한테 또 너무 많이 넣었다고 뭐라 했을 겁니다. 오늘은 그냥 씻어서 먹었습니다. 그러다 생각해보니 엄마 아빠 집 냉장고에 있는 제 요구르트가 또 유통기한이 지나기 전에 한 번 더 가야겠습니다.
자유주제
엄마 냉장고에서 유통기한 지난 걸 발견했습니다
10월 27일 | 조회수 33
신
신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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