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전화할 때마다 제 결혼 얘기를 합니다. “만나는 사람은 잘 만나고 있니?” “결혼 얘기는 없어?” 처음에는 그냥 대답했는데 계속 들으니까 어느 순간부터 짜증이 났습니다. 며칠 전에도 똑같았습니다. 퇴근하고 지쳐 있는데 엄마가 또 결혼 얘기를 꺼냈습니다. 저도 모르게 한마디 했습니다. “엄마는 내가 결혼 안 하면 그렇게 걱정돼?” 엄마가 잠깐 조용했습니다. “그냥 물어본 거지.” “나 혼자서도 잘 살아 그 얘기 좀 그만해” 엄마는 알았다고 했고 저도 미안했지만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빠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별 얘기 하다가 아빠가 갑자기 그러더라고요. “너 엄마한테 뭐라고 했냐?” 순간 또 짜증이 났습니다. “엄마가 또 결혼 얘기해서 그만 좀 하라고 했어” 아빠가 한참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그러더라고요. “엄마가 너 결혼시키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 “그럼?” 아빠가 한숨을 한번 쉬었습니다. “우리 둘 다 없으면 네가 혼자잖아” 그 말에 아무 대답도 못 했습니다. 아빠가 계속 말했습니다. “너야 지금은 친구도 있고 회사 사람도 있고 그러니까 모르지” “근데 엄마는 그게 겁나는가 봐” 전화를 끊고도 그 말이 계속 남았습니다. 우리 둘 다 없으면 네가 혼자잖아. 생각해보니 엄마가 제 결혼 얘기를 할 때마다 꼭 하던 말이 있었습니다. “좋은 사람 만나야 돼” “돈 많은 사람 말고 너 아플 때 옆에 있어줄 사람” 저는 그걸 잔소리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엄마 눈에는 아직도 제가 혼자 두고 가기 걱정되는 딸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 전에 엄마한테 전화했습니다. “엄마” “왜?” “저번에 짜증내서 미안해” 엄마는 또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습니다. “됐어 내가 자꾸 물어봐서 그렇지” 잠깐 아무 말도 못 하다가 제가 물었습니다. “엄마 나 혼자 남을까 봐 그래?” 엄마가 아무 대답도 안 했습니다. 그런데 그 침묵 때문에 오히려 알 것 같았습니다. 제가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엄마 아빠 오래 살면 되잖아” 그러자 엄마가 “그러려고 운동한다” 하면서 웃었습니다. 저도 웃었는데 전화를 끊고 나니까 눈물이 났습니다. 평생 부모님이 저를 두고 갈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한테 엄마 아빠는 그냥 늘 있는 사람들 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엄마는 가끔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자기가 없는 세상에 딸 하나 남겨놓는 날을 조금 전에 엄마한테 카톡이 왔습니다. “결혼 안 해도 돼 엄마가 오래 살게” 한참 보고 있다가 답장했습니다. “응 약속해” 아직 읽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주무시나 봅니다. 내일 아침에는 별일 없는 척 밥 잘 챙겨 먹으라는 카톡이 또 오겠죠. 오늘은 그 잔소리가 조금 기다려질 것 같습니다.
자유주제
엄마가 제 결혼 얘기를 꺼낼 때마다 짜증 냈는데 오늘 이유를 알았습니다
10월 27일 | 조회수 427
신
신서윤
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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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작은나무79
방금
눈물나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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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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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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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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