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사 화장실에서 울었습니다. 회사 다니면서 몇 번 울어본 적은 있는데 오늘은 진짜 별것도 아닌 일이었습니다. 오전에 제가 만든 자료를 보고 팀장님이 “며칠 동안 한게 이거야?” 라고 했습니다. 틀린 말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봐도 부족했고 요즘 집중도 잘 못 했으니까요. 그런데 하필 오늘은 그 말이 너무 서러웠습니다. 점심시간까지 참다가 화장실에 들어갔습니다. 소리 안 나게 조금 울고 세수하고 거울 보면서 괜찮은 척했습니다. 눈이 빨개서 한참 있다가 나왔습니다. 자리로 돌아왔는데 옆자리 과장님이 제 책상에 초콜릿 하나를 올려놨습니다. “이거 먹어 내가 먹으려고 샀는데 1+1 하더라” 퇴근할 때쯤 과장님이 먼저 일어나면서 그러더라고요. “오늘은 일찍 가 내일 해도 되잖아” “오늘까지 하려고요” “내일 해도 큰 일 안 일어나” 그러고 퇴근했습니다. 과장님은 원래 단 걸 엄청 좋아합니다. 점심 먹고도 꼭 간식을 찾는 사람입니다. 아까 받은 초콜릿을 다시 봤습니다. 제가 좋아한다고 몇 번 말했던 거였습니다. 그 순간 알았습니다. 아까 화장실에서 나를 봤구나. 그런데 모른 척해준 거였구나. 괜찮냐고 물었으면 아마 또 울었을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인지 물어봤어도 대답하기 싫었을 것 같고요. 그래서 그냥 초콜릿 하나 놓고 간 것 같습니다. 퇴근하면서 과장님한테 카톡을 보냈습니다. “초콜릿 맛있었어요” 답장이 바로 왔습니다. “내일 하나 더 줄께” 저도 모르게 웃었습니다. 회사에서는 누가 힘들어 보여도 괜히 물어보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꼭 무슨 일이냐고 물어봐야 위로가 되는 건 아닌가 봅니다. 모른 척해주는 것도 가끔은 사람을 챙기는 방법이었습니다. 내일은 제가 과장님께 커피를 사려고요. 왜 사냐고 물어보면 제가 마시려고 샀는데 두 잔 나왔다고 하려고요.
회사생활
회사 화장실에서 울고 나왔는데 아무도 모르는 줄 알았습니다
10월 26일 | 조회수 55
신
신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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