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제

가장 위험한 거짓말은 듣기 좋은 말일수도 있다

10월 25일 | 조회수 85
버
금 따봉
버마짝귀

“가장 위험한 거짓말은 듣기 좋은 말이다.” 오늘 읽었던 『일 마키아벨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입니다. 헛똑똑이도 처음 만나는 고객과의 어색함을 덜기 위해 가끔 하얀 거짓말을 하곤 합니다. 그래서 듣기 좋은 말을 모두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는 말과, 그 마음을 이용해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말은 다르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대학생 시절, 복수전공을 이수하기 위해 본전공보다 타과 수업을 더 많이 듣던 때가 있었습니다. 아는 사람도 적고, 조별 과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때 같은 조의 한 사람이 헛똑똑이를 유독 칭찬해 주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소개해 주고 살갑게 대해 주니, 낯선 환경에 대한 걱정이 조금씩 줄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람은 “조상신에게 제사를 지내야 한다”며 강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야 앞서 받았던 칭찬과 친절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를 충분히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렇게 칭찬했는지, 왜 그토록 적극적으로 다가왔는지 말입니다. 그 후 헛똑똑이에게는 하나의 철칙이 생겼습니다. ‘이유 없는 칭찬을 받으면, 그 뒤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한 번은 생각해 볼 것.’ 돌이켜 보면, 당시 헛똑똑이에게는 낯선 곳에서 나를 반겨 주는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그 사람의 칭찬을 믿었던 데에는, 그 말을 믿고 싶었던 제 마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래된 영화지만, 《범죄의 재구성》에는 헛똑똑이가 좋아하는 대사가 있습니다. “사기는 테크닉이 아니야. 심리전이지. 그 사람이 뭘 원하는지, 그 사람이 뭘 두려워하는지 그것만 알면 게임 끝이야.” 안데르센의 『벌거벗은 임금님』도 같이 떠오릅니다.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옷 앞에서, 임금님과 신하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똑똑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이기는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헛똑똑이 역시 낯선 곳에서 환영받고 싶은 마음에, 상대를 알아가는 시간보다 믿는 마음이 앞섰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누군가 칭찬해 주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 호의를 무조건 의심하며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칭찬이 고마운 마음과 상대의 부탁을 받아들일지는 별개로 생각하려 합니다. 듣기 좋은 말일수록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보려고 합니다. ‘이 말이 믿을 만한 걸까, 아니면 내가 믿고 싶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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