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3년 만난 남자친구에게 처음으로 결혼 얘기를 꺼냈습니다

10월 22일 | 조회수 45
신
쌍 따봉
신서윤

요즘 결혼식이 많습니다. 서른 넘어가니까 청첩장 받는 것도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더라고요. 이번에 결혼한 동료는 저보다 두 살 어렸습니다. 회사에서 매일 같이 점심 먹고 일하기 싫다고 투덜거리던 애인데 웨딩드레스 입고 아빠 손잡고 들어오는 걸 보니까 좀 이상했습니다. 식 끝나고 회사 사람들이랑 밥 먹는데 역시나 제 얘기가 나왔습니다. “서윤 씨도 이제 결혼 해야지” “남자친구랑 오래 만나지 않았어?” “몇 년 됐지?” 이런 질문들 이제 익숙해서 그냥 웃으면서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하고 넘겼습니다. 남자친구와는 3년째 만나고 있습니다.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닙니다. 주말이면 만나서 맛있는 거 먹으며 같이 지내고 제가 야근하면 집 잘 도착했냐고 꼭 물어봅니다. 그냥 오래된 연인 사이 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결혼 얘기는 잘 안 합니다. 저도 먼저 얘기 꺼내기가 싫습니다. 결혼해달라고 조르는 것 같기도 하고 혹시 헤어지자고 할까봐 무섭기도 했고요. 결혼식 끝나고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남자친구한테 전화했습니다. “뭐 해?” “집에서 쉬고 있어” “나 결혼식 끝났어” “밥은 먹었어?” “응” 평소랑 똑같은 대화였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물었습니다. “우리도 결혼할까?” 말하고 제가 더 놀랐습니다. 진짜 아무 생각 없이 튀어나왔거든요. 남자친구가 잠깐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그 몇 초가 되게 길더라고요. 그러더니 “왜? 오늘 결혼식 가서 그런 생각 들었어?” 라고 했습니다. 저는 괜히 민망해져서 웃었습니다. “아니 그냥 해본 말이야” 그리고 얼른 다른 얘기를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창밖을 보는데 갑자기 좀 서러웠습니다. 남자친구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닌데요. 제가 듣고 싶었던 대답이 따로 있었나 봅니다. 집에 도착해서 씻고 있는데 전화가 다시 왔습니다. 남자친구 였습니다. “아까 네가 물어본 거 있잖아” 괜히 심장이 철렁했습니다. “뭐?” “결혼” 그리고 또 잠깐 조용하더니 그러더라고요. “나도 하고 싶어” 그 말을 듣는데 오히려 화가 났습니다. “근데 왜 한 번도 얘기 안 했어?”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좀 커졌습니다. 남자친구가 한참 있다가 말했습니다. “네가 기다리고 있는 줄 몰랐어” 그 말에 더 서러워졌습니다. “3년을 만났는데 그걸 몰라?” 그랬더니 남자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너는 항상 괜찮아 보였으니까” 그 말을 듣고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랬습니다. 부모님이 결혼 얘기하면 알아서 한다고 했고 남자친구가 미래 이야기를 안 해도 저도 굳이 꺼내지 않았습니다. 괜찮아서 그런 게 아니었는데 괜히 먼저 말하면 내가 더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미안해 나는 우리가 계속 만날 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계속 만나는 거랑 결혼하는 건 다르잖아” “그러게” 둘 다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남자친구가 갑자기 물었습니다. “근데 결혼하면 내 컴퓨터 가져가도 돼?” 진짜 어이가 없어서 웃었습니다. “그럼 버리고 올 거야?” “혹시 네가 싫어할까 봐” “컴퓨터보다 당신을 버릴 수도 있어” 그제야 둘 다 웃었습니다. 아직 결혼 날짜를 잡은 것도 아니고 부모님께 말씀드린 것도 없습니다. 달라진 건 별로 없습니다. 오늘도 저는 출근했고 남자친구는 아침에 늦잠 잤다고 카톡 왔습니다. 그런데 어제 자기 전에 메시지가 하나 왔습니다. “우리 이번 주말에 만나서 진지하게 얘기해보자” 그걸 한참 보고 있었습니다. 제가 3년 동안 기다렸던 게 프러포즈도 반지도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그 사람이 먼저 말해주는 ‘우리 앞으로 어떻게 살까?’ 그 한마디였던 것 같습니다. 좋아한다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이상하게 저는 그 말이 제일 듣고 싶었나 봅니다.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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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
    쌍 따봉
    떠그라이프
    1시간 전
    그래도 축하드립니다
    그래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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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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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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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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